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1일 1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서정민 스타일팀장


‘1일 1깡’은 하루 한 번 가수 비(사진)의 뮤직비디오 ‘깡’을 본다는 뜻이다. 2017년 발매된 곡 깡은 당시 트렌드에 뒤떨어진 허세 작렬의 가사와 춤으로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전 유튜브에 뜨면서 현재 조회수 920만의 기록과 함께 역주행 중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깡에 열광하는 이유는 “댓글이 웃겨서”다. 처음엔 10년간 히트곡 하나 없이 영화·드라마 출연작마다 실패하는 비에 대한 조롱의 내용이 많았다. 이후 우울할 때면 깡 댓글을 본다는 사람들이 ‘1일 7깡’ ‘깡밍아웃’ ‘깡단현상’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또 깡에 중독된 웃픈 상황들이 하나둘 소개되면서 깡 댓글 보기는 일종의 놀이가 됐다. 지난 16일 MBC ‘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에는 비의 쿨한 태도를 칭찬하는 댓글들도 올라왔다. 방송에서 비는 “1일 3깡 정도는 해야 된다”며 자신에 대한 조롱의 시선을 통 크게 웃어넘긴 것.

중앙일보

2017년 비의 KBS 방송무대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비는 데뷔 때부터 늘 노래도 연기도 열심이었다. 문제는 입 모양, 손동작 등등 열심히 하고 있다는 티가 너무 난다는 것. 언제부턴가 그런 그의 모습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중년이 된 비에게는 트렌드를 못 읽고 오버한다는 불명예까지 씌워졌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전부일까.

깡(비슷한 말 ‘깡다구’)의 사전적 의미는 ‘악착같이 버티어 나가는 오기’다. 비가 방송에서 초연한 듯 “1일 1깡”을 말했을 때, 지난 20여년 간 하루 한 번씩 깡으로 버텼다는 말로 들린 이유다. 힘든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월드 스타든 평범한 우리든, 중요한 건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이다.

서정민 스타일팀장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