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인사 나눈 文대통령…통합당, 5·18 사과 등 변화의 모습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지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예우한 것은 여야 관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야당은 제21대 총선 이후 대여 강경 투쟁보다는 '견제와 균형의 정치'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도 국회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경청 행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5·18 기념식은 제21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협치의 마중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5·18 기념식을 끝낸 이후 내빈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가 있는 쪽으로 직접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문희상 국회의장에게도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전했지만 문 대통령의 발걸음은 처음부터 주 원내대표 쪽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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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 초당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의 방안과 대책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제1야당 대표를 지냈던 문 대통령은 야당의 협력이 국정운영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눈 것을 놓고 다양한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행사 참석 이전에) 주요 참석자가 어느 분인지 인지를 하고 간다"면서 "혹시 본인이 인사를 해야 할 분 중에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봐 꼼꼼하게 챙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12기, 주 원내대표는 연수원 14기로 두 사람은 법조계 선후배 관계이다. 정치적으로 가는 길은 달랐지만 정서적으로 교감할 공통분모가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 당선 직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보내 축하 인사를 전달했고, 별도로 축하 전화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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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보수' 성향의 주 원내대표가 통합당의 과거 정치스탠스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주 원내대표는 5·18 국립묘지 참배에 앞서 당 차원에서 과거 망언에 대해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라는 내용을 적었다.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여야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n번방 방지법'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회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여야가 법안 처리에 힘을 모으는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다. 이러한 '협치의 훈풍'이 21대 국회에서 이어질 것인지가 관심사다.
5·18 특별법과 관련해 여야의 접점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송석준 통합당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5·18 특별법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형평성을 고려하되 국민적 총의를 모아 제도화를 이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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