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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부산 떠나려는 대형선망 선단, 완도 적극 ‘유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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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주요어장으로부터 2시간 이내에 입항 가능

전국 당일 공급 가능, 유류비 절감 등 경영수지 개선

아시아경제

부산공동어시장에 고등어를 하역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최경필 기자] 대형선망 선단 일부가 어획량 감소에 따른 적자와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로 고등어 위판 처리 물량 감소 가능성이 겹치면서 생존방법의 하나로 부산 외 지역에 고등어 하역 항과 위판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완도군의 적극적인 유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시어(市漁)’는 고등어다. 부산에는 주로 고등어만 잡는 대형 선망수협 산하에 20개가 넘는 선단(업체)이 있다. 대형 선망어업으로 어획되는 고등어는 국내 고등어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1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국내 고등어 생산량은 연간 약 12만t에 이른다.


또한,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선망 선단이 어획한 고등어는 약 10만 8087t이다.


이는 국내에서 대형 선망어업으로 어획되는 전체 고등어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동시에 대부분의 고등어 위판과 유통이 부산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고등어가 부산의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만만치 않은 이바지를 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대형선망수협은 매년 평균 1964억 원의 위판실적을 내고 있다.


어선 감척 사업으로 현재는 19 선단만이 남아있지만 지난 5년간 선사의 평균 위판실적을 계산해보면 1개 대형 선망 선단이 연 78억 원의 위판 실적을 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부산공동어시장은 1개의 대형선망 선사가 빠져나가면 연간 약 78억 원, 2개의 선사가 이탈할 경우 약 156억 원가량의 손실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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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공고한 제 56기 결산공고 재무 상태표(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공동어시장의 당기순손실은 12억 2320만 원에 달한다.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대형선망 선사가 일부라도 이탈한다면 부산공동어시장은 적자의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부산 고등어 선망 선단들 일부가 부산 외 지역에 고등어 하역 항과 위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자금난에 눌려 회사 존립마저 위협받는 선사가 적지 않아 이들 선망 선단들의 이런 움직임은 오로지 ‘생존전략’이다.


지난 2016년 한·일 어업협정 미타결로 우리 어선들의 입어가 금지된 이후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 어획 비중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대형선망 업계는 올해까지 3년간 655억 원의 어업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대형선망업계가 2개월 휴어를 실시한 결과 모처럼 고등어 어획량도 늘고 체장도 커졌지만,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 급증으로 어가가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 탓에 결국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대형 선망수협 소속 21개 선사, 22개 선단 중 절반가량이 과도한 채무로 재무 건전성이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선망 선단의 이러한 역외 고등어 위판장 추진 계획은 부산의 고등어 위판 처리 물량 감소 가능성과 겹쳐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로 ‘바닥 경매’ 대신 선별기 사용 등 위생적인 위판 시설이 들어설 경우, 현재 하루 최대 약 10만 상자를 위판하던 양이 3분의 2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협 측의 설명이다.


이에 성어기 물량을 부산공동어시장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완도군의 적극적인 대형선망 선단의 유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완도군은 선망 선단 주요어장으로부터 2시간 이내에 입항 가능한 근거리 항구이자 신선도가 좋은 고등어를 전국에 당일 공급이 가능하고, 선단들의 유류비 절감 등 경영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취재본부 최경필 기자 ckp673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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