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기억의 터./사진=뉴시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악당'이라고 비판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심미자 할머니의 이름이 남산 '기억의 터' 피해자 명단에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대협은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으로, 당시 피해자 명단을 직접 만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억의 터에 세워진 조형물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7명의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새겨져 있다. 이 순서대로라면 심 할머니의 이름이 왼쪽에서 여섯 번째 줄에 있어야 하지만 명단에 없다.
심 할머니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임을 인정받은 피해자다. 그런 심 할머니가 피해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정대협이 심 할머니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심 할머니 등 피해자 33명은 2004년 1월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정대협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과는 정반대의 길을 달려왔다" "당신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이라고 비판했다.
기억의 터 추진위원회와 서울시 측은 247명의 명단은 정대협이 작성했고, 이 명단을 전달받아 그대로 조형물에 새겼다는 입장이다. 기억의 터는 정대협과 여성계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추진위가 국민 성금을 모아 서울시와 함께 만들었다.
기억의 터 제막식은 2016년 8월 열렸으며, 당시 정대협 대표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었다.
심 할머니를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묻자 정의연 관계자는 "사연이 많다. 할머니의 속사정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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