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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미향, 마포에 10억 집 없었다는데···거래 77%가 10억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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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해명에도 남는 의혹

안성 누가 제안했나

윤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 제안”

모금회 “정대협이 안성 정해 왔다”

쉼터 사업기간 촉박했나

윤 “쉼터 사업 너무나 시급했다”

실제 정해진 사업기간은 2017년

마포 쉼터 있었는데 왜 …

명성교회가 마포 쉼터 제공했는데

정대협, 현대중서 10억 또 받아

중앙일보

안성 쉼터 매입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8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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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18일 자신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의 전신)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의정활동을 통해 (증명할 테니)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도 안성의 쉼터 주택을 시세보다 최소 3억원 이상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세보다 너무 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지만 너무 비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다”며 이처럼 말했다. 또 “당시 상황이 너무나 시급했고 빨리 매입하라고 촉구를 계속 받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매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윤미향 “의원직 사퇴 고려 안해”

현대중공업은 정대협의 쉼터 조성에 쓰라며 10억원을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 윤 당선인의 말은 사업 관리감독 기관인 사랑의 열매나 기탁자인 현대중공업의 압박으로 급하게 매입해야 했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는 당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인근에 쉼터를 짓겠다고 했다가 안성으로 부지를 바꾼 데 대해서는 “현대중공업에서 예산을 잘못 책정했던 것 같다. 10억으로 마포 어느 곳에도 집을 살 수 없었다”며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는 의견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기관들의 설명은 달랐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우리가 정한 사업기간은 2017년이고, 독촉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부지 변경에 대해서도 “우리가 경기도 쪽이 낫다고 먼저 제안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기부금을 기탁한 뒤 우리가 결정권을 행사한 적은 없다. 이런 방법이 좋겠다고 하면 동의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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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쉼터, 윤미향·정의연 해명과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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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으로 마포에서 집을 살 수 없었다’는 해명도 당시 부동산 시세와 거리가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서 2013년 마포구 성산동 일대의 다가구·단독주택 실거래가를 확인해 본 결과 전체 거래 26건 가운데 77%인 20건이 10억원 이하에 거래됐다.

윤 당선인이 “안성 세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훨씬 조건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안성 쉼터보다) 싸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연이 최종 후보지로 밝힌 강화도와 안성시 일죽면의 2013년도 단독·다가구주택 거래 300건을 살펴보니 7억원이 넘는 건 두 건뿐이었다. 일죽면의 3층짜리 다가구주택(9억9794만원)은 대지면적이 쉼터의 세 배 가까이 됐고, 강화도 화도면의 단독주택(8억4200만원)은 3층으로 바닷가 인근이었다.

정대협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마포에 쉼터용 지정 기탁 기부금을 받기로 했을 때 이미 마포에 또 다른 쉼터 사용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협이 세 들어 살던 위안부 쉼터가 2011년 재개발 대상으로 지정되자 자체 쉼터 확보에 나섰고 이를 전해 들은 명성교회가 2012년 3월 14억7500만원에 마포구 연남동 단독주택을 매입해 사용권을 기부해서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소유권은 교회가 갖고,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동안 무상으로 사용케 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인 8월 정대협은 사랑의 열매를 통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0억원을 기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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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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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17일 입장 발표 때까지도 명성교회가 기부한 마포 쉼터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18일 입장문에서야 “정몽준 전 의원이 김복동 할머니의 요청으로 쉼터 이전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진행이 지체되며 명성교회의 지원을 받게 됐다”며 “정대협은 마포에 쉼터가 마련됐지만, 사랑의 열매가 ‘(현대중공업) 사업을 꼭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줘서 기부를 받게 됐다”고 했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하지만 “우리가 어떤 의견을 내고 하지를 않았고, 정대협의 의견을 존중해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금회 2015년 ‘쉼터 회계 F’ 경고

안성 쉼터 운영을 두고 사랑의 열매가 경고를 하고 페널티를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쉼터가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아 2015년 12월 진행한 중간평가에서 사업평가는 C등급, 회계평가는 F등급을 받았다”며 “경고 조치를 했고 향후 2년간 사랑의 열매 기부금 배분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평가는 A부터 F 다섯 등급으로 이뤄지며 F등급이면 최하위다. 경고 조치에 따른 배분 정지 기간은 1~5년이다. 이 관계자는 “2년이면 낮은 수위의 징계는 아니다”며 “특히 회계처리의 경우 각종 세금 관련 서류와 영수증 등이 없고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안성 쉼터의 관리인이었던 윤 당선인의 부친에게 준 인건비와 별도로 운영비로 약 9303만원의 기부금을 지출한 것으로 회계 처리돼 있는 것에 대해 정의연이 “인건비 약 7742만원과 관리비(전기요금, 수도요금, 재산세 등) 약 1560만원을 운영비로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계상 운영비와 인건비는 별도의 항목으로 구분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의연은 사랑의 열매 경고 이후 시설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2016년 9월 기부자인 현대중공업에 의사를 확인하고 11월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매 시점은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문제점을 공개 비판한 최근이었다.

한편 정의연이 2018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국내·외 연대활동 및 국제기구 대응사업’ 목적으로 네덜란드의 ‘무케게재단’에 1억2202만원을 지출했다고 적었으나 실제로 재단 측은 “2000만원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논란이다. 정의연은 “무케게재단을 대표지급처로 기재한 것이고, 실제론 국내외 연대활동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 지출한 총액”이라고 했다.

최현주·박해리·이태윤·박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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