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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으로 작은 사치…"오늘밤엔 소맥 대신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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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날인 18일 서울 성동구 금호2·3가동 주민센터에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려 줄을 서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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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자들이 평소에는 마트에서 샀을 생필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또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은 가구주가 대부분 남성이다 보니 남성용 면도기·화장품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재난지원금을 받아 지출 부담이 줄어들자 평소에는 잘 구매하지 않던 와인 등 고단가 상품 매출이 늘어났다.

18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 13~17일 매출을 전주 같은 요일(5월 6~10일)과 비교해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남성용 면도기와 화장품이었다. 이 기간에 남성용 면도기 매출은 45.2%, 남성용 화장품은 48.1% 증가했다. '질레트' 등 다회용 면도기는 통상적으로 편의점에서 인기 있는 상품이 아니다. 개당 1만~3만원대로 단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질레트 프로글라이드 플렉스 볼' 면도기는 대형마트에서는 1만6500원이지만 편의점에서는 2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GS25에서도 남성용 면도기 매출이 35.5%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여성 고객과 달리 구매를 빠르게 결정하는 남성들이 면도기·화장품 등 제품 구매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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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생수 등 기존에는 이커머스로 주문해 쟁여놓던 생필품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GS25에 따르면 이 기간 화장지 매출은 58.4%, 생수는 51.7% 증가했다. 봉지면·용기면도 각각 28.4%, 22.9% 증가했다. CU에서도 생수 매출이 27.9% 늘었다. 이마트24에서는 어린이 관련 생필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귀 매출이 54.1% 늘었으며 아기 물티슈는 18.3% 증가했다. 어린이 음료(71.5%), 완구(24.7%), 토이캔디(19.6%) 등 판매도 늘었다.

식품 분야에서도 가격이 높은 상품 위주로 판매가 증가했다. GS25에서는 생소한 육류 소비가 크게 늘었다. 국산 우육은 76.4%, 수입 우육은 63.1%, 국산 돈육은 62.8%나 매출이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하겐다즈' '나뚜루' 등 고급 아이스크림 매출이 같은 기간 21.6% 증가했다. 주류에서도 고가 상품인 와인과 양주가 각각 17.2%, 12.8% 오르면서 맥주(8.3%), 소주·막걸리(4.1%)를 앞질렀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재난지원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17일까지 전국 1426만가구에 재난지원금이 총 8조9122억원 지급됐다고 밝혔다. 이는 재난지원금 총 예산인 14조2448억원 중 62.6%를 차지하는 규모다.

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창구 접수가 시작된 18일 고령층이 많은 지역 은행 창구를 중심으로 방문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과 동대문, 경기도 부천 등 고령층 거주자가 많은 지역은 오전 9시 은행 문을 열기 전부터 고객 10여 명이 줄을 서 있다가 한꺼번에 입장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 서울 명동지점에서 만난 문 모씨(59)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신청하려고 2시간 동안 씨름하다가 인증이 잘 안 되고 홈페이지 설명도 불충분해 결국 지점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원(2년 거치·3년 분할 상환)을 빌려주는 2차 정책대출 접수도 시작됐지만 개인사업자 상담 창구는 한산했다. IBK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은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대기 공간에 간이 의자를 설치했지만 이날 2차 대출 상담은 1건에 그쳤다. 5대 대형 은행이 2차 대출 접수·심사에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현재 기자 / 강인선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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