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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숨겨진 시민군의 딸' 단국대 김선정 교수, 5·18 기념식 서 '살풀이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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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 5·18 시민군 김성찬 씨의 딸

광주CBS 김형로 기자

노컷뉴스

'숨겨진 시민군의 딸' 단국대 김선정 교수, 5·18 40주기 기념식 살풀이춤 헌사 (사진=김선정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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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시민군의 딸' 단국대 김선정 교수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살풀이춤 공연을 헌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단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김선정 교수는 18일 오전 10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국가보훈처 주관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본행사 무대에서 ‘광주의 넋’을 주제로 살풀이춤 공연을 바쳤다.

김 교수의 이번 공연은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김 교수는 5.18 후유증으로 사망한 광주 시민군 故 김성찬 씨의 딸이기 때문이다.

‘광주’가 금기시되던 시기, 김 교수와 그의 어머니는 시민군이었던 아버지와 광주를 감추고 슬픔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광주의 기역자도 꺼내면 안 된다'는 고향의 당부가 누구에게나 익숙했던 시절이었다.

시대의 비극을 견디며 살아온 지 40여 년이 흘렀다. 김 교수도 이제 아버지의 나이가 됐다. 아버지와의 약속으로 시작했던 무용은, 김 교수가 아버지를 기억하는 유일한 방식이 되었다.

운명처럼 살풀이춤 전수자가 된 김 교수는 공연에 앞서 “오래 억눌러놓았던 슬픔과 외로움을 이제는 마음껏 펼쳐 보이고 싶고, 남편에 대한 기억을 끝까지 숨긴 채 돌아가신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고백한다.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비로소 목청껏 부르는 듯한 김 교수의 춤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저의 춤이 흔적 없이 스러진 이들의 흔적이 되기를, 이름 없는 모든 시민군의 이름이 되기를 바란다”는 김 교수의 간절한 춤으로 40번째 5월의 봄, ‘광주의 넋’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기를 바란다.

김선정 교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6호 살풀이춤 전수자로 40여 년 동안 한국무용의 길을 걸어왔다.

제23회 전국무용제 대상 ‘대통령상’, 제34회 서울무용제 ‘우수상’, 제2회 전국 전통무용경연대회 ‘금상’, 제1회 김백봉 춤 보전회 ‘금상’ 등 국내외 권위 있는 대회에서 수십여 차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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