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금리 인하 점치지만 추가 집단감염 없으면 ‘동결’ 유력
물가상승률 0%대지만 환율 불안에 ‘루키’ 금통위원들 신중
18일 한은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8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놓고 전문가들의 예상은 양분된 상황이다. 최근 현대차증권이 국내 주요 1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금통위에서 0.25%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곳은 7개로 나타났다. 반면 5개 증권사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가 통상 기준금리 인하에 우호적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문가들의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셈이다.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고,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이 심각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감하고 있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한은도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빠진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한은으로선 금리를 동결할 명분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0%대로 주저앉은 것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는 측면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유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0.1% 상승에 그쳐 지난해 12월 0.7% 상승 이후 4개월 만의 ‘0%’대 상승률을 보였다.
금통위원들 다수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도 28일 금리 인하를 예측하는 배경들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4월 금통위 후 금통위원이 3명이나 바뀌면서 한은 분위기는 신중 모드로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금통위 직전까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과 각국의 봉쇄 완화 여부를 지켜본 후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따져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 신규 확진자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내수가 회복될 기대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수준인 ‘실효하한’에 근접해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로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고, 외환시장 불안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것은 처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들을 상당히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너스 금리’ 압박에도 물러서지 하고 추가 금리 인하에 선을 그은 터라 한은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먼저 낮추면 외환시장을 언제든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선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와 국제경제 상황이 악화 일변도로 흐르지 않는다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달 초 정부의 3차 추경안 발표 및 국회 통과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재정·통화정책의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 큰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