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활용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권고해 사실상 마케팅이 중단된 반면 서울시가 관여하는 제로페이는 재난지원금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재난지원금 마케팅에 대한 이중 잣대가 현실화하면서 서울시와 민간 카드사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를 통한 재난지원금 신청 관련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결원은 홈페이지·블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재난지원금 신청과 관련한 각종 혜택을 내놨다. 18~22일 재난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신청하면 총 1만5000명에게 지역사랑상품권 1만원권을 더 지급한다. 게다가 지역사랑상품권 인증샷 #착한소비챌린지 이벤트도 실시하며 추첨을 통해 에어팟을 3명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1000명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내걸었다. 제로페이는 결제 시스템을 '착한 소비'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민간 카드사들은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다. BC카드는 재난지원금 관련 이용금액의 10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행사를, NH농협카드는 이달 31일까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SPC 모바일 상품권 1만원권을 준다는 행사를 계획했다. 하지만 BC카드는 캐시백 행사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고, NH농협카드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공지를 삭제하고 이벤트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정부와 카드사 간 업무협약식에서 "정부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언급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로페이든 다른 카드사든 동일선상에서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요구할 수는 있다"며 "특정 업체만 마케팅을 하게 해준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민간 회사들과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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