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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쉼터' 정의연은 2가지만 사과했다…여전히 남는 의문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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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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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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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경기도 안성에 마련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힐링센터)와 관련, 부실 운영 및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에 비해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개 숙인 정의연…쉼터 '헐값 매각·관리인 윤미향 부친' 사과



정의연은 지난 16일 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2013년에 매입했다 최근 매각한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하 힐링센터)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정대협은 2013년 현대중공업이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건넨 10억원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안성 힐링센터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를 최근 매각하면서 받은 돈은 4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전해졌다.

매입 가격에 1억원 가량의 인테리어 비용 등이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8억5000여만원을 투자해 거의 반값에 매각한 셈이다.

정의연은 "힐링센터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으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돼 매도계약은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힐링센터 관리를 전 정의연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부친에게 맡겼던 것에 대해서도 연대(이하 정의연)가 경기도 안성에 마련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힐링센터)와 관련, 부실 운영 및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에 비해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연이 힐링센터 운영 및 매각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에 비해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 왜 안성 금광면에 힐링센터를 마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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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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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전원주택을 쉼터로 매입한 경위를 두고 의문이 나온다.

경기도 안성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힐링센터가 서울에서 활동하던 할머니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의연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에서 안성 금광면까지는 차로 1시간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정의연이 당초 현대중공업 측과 논의한 쉼터 조정지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부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도 보도자료에서 "수요시위 참가, 증언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미 많이 돌아가셨고, 거리가 너무 멀어 요양 차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어려워 2016년부터 쉼터 매각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에 왜 안성에 위치한 힐링센터를 매입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힐링센터를 매입할 당시인 2013년에 이미 위안부 할머니들은 나이가 많아 2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안성에 자주 오가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2. 힐링센터서 워크숍?…"술과 삼겹살 파티 열렸다"



정의연은 힐링센터에서 '술파티'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2016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성 힐링센터에서 늦은 밤 모였다. 워크숍이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진행된다"며 힐링센터에서 술을 마시는 사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정작 할머니들은 이곳에 가보지도 못했고, 쉼터에서는 술자리와 삼겹살 파티만이 열렸다"며 "쉼터를 자신들의 놀이터 정도로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외부기관에서 수련회 등의 목적으로 시설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본래 쉼터의 장기 활용방안에 '평화 관련 단기 워크숖을 개발하고 힐링센터(쉼터)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한겨레신문이 안성 힐링센터 주변 거주민을 인터뷰한 결과 건립 초기에는 할머니들도 3~5차례 힐링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3. 공시가격 올랐는데 '반값 매각'…주변 부동산 가격은?



4억원대 중반 수준의 매각 금액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시가격은 올랐는데 실거래가는 내린 것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산정해 공시한 힐링센터의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정대협이 매입한 2013년 1억5200만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억7600만원으로 2400만원이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2016년 이후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며 "주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다 지난 4월23일에서야 매매 계약 체결이 이뤄지고, 이를 모금회에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의 설명처럼 쉼터 주변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안성시 금광면에 위치한 A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17년 6월 9800만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5월 8100만원으로 떨어졌다.

힐링센터는 단독주택이라 아파트보다 가격 낙폭이 더 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값에 가까운 헐값에 팔아야 했는지, 코로나19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 지금 굳이 팔아야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4. 힐링센터 누구한테 팔렸나?



정의연의 힐링센터 매각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누구에게 팔았냐", "떳떳하면 누구한테 팔았는지 공개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쉼터 관리를 윤 당선인 아버지에게 맡긴 것처럼 매각도 지인에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지인에게 팔아 부당이익을 취했을 수 있으니 거래 상대방을 밝히라는 요구다.

정의연은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쉼터는 그 사업의 목적이 종료되거나 더 이상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하여 반납하거나 재지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연은 또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추천받은 회계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회계검증을 받겠다"며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개인 횡령 의혹' 등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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