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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美, 남중국해서 잇단 위력시위…中, 조기경보기 등 배치 '맞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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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코로나19 책임론 갈등 속 남중국해 긴장 고조

미군, 함정·전략폭격기 등 동원해 위력 과시

남중국해 암초 中 군용기 잇단 포착…대만언론 "ADIZ 추진" 분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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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로이터=연합뉴스]



(서울·베이징=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에서도 양국이 군사 활동을 강화하면서 주변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잇단 군사작전을 수행하며 중국을 군사적으로도 압박하고 나서고 중국은 이곳에 조기경보기와 대잠초계기를 배치하며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최근 몇주 사이 남중국해에 잇달아 함정을 파견하고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는 등 위력시위를 통해 중국에 "아주 공개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배리(DDG-52)호가 지난달 28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을,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CG-52)이 이튿날인 29일에는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해역을 하루 간격으로 각각 통과했다.

미 B-1B 랜서 폭격기도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연속으로 남중국해 인근을 비행했으며, 미 공군은 최근 괌에 B-1B 랜서 폭격기 4대와 관련 병력 200여명을 배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B-1B가 배치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좁은 바다로 중국이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을 미 구축함 배리가 지난달 23일, 구축함 맥캠벨함(DDG-85)이 이달 13일 각각 통과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남중국해에서의 이러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에 끊임없이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제기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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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7함대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미 7함대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미 국방부는 중국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틈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주변국과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웃 국가를 압박하는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늘리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지질탐사선 하이양디즈(海洋地質)가 말레이시아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옆에서 탐사 활동을 벌이자 미국은 중국이 말레이시아를 위협한다고 판단, 군함 등을 잇달아 파견한 바 있다.

당시 존 아퀼리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중국 공산당이 동남아시아인들을 석유, 가스, 어업 문제로 괴롭히는 패턴을 끝내야 한다"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이 지역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운 항로의 본거지 역할을 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남중국해에서 부쩍 늘어난 미국의 군사 작전을 비난해왔던 중국도 최근 직접 행동에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KJ-500 조기경보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남중국해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융수자오·永暑礁)에 배치한 사실이 이미지샛인터내셔널의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대만 언론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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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Q-200 대잠초계기 [사진 글로벌타임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신문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 활동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은 군사 위협에 직면해 방어 무기를 배치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번 군용기 배치는 올해 초부터 미국의 항공모함과 구축함, 폭격기 등을 남중국해로 자주 출현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미지샛인터내셔널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서 KJ-500 등이 거듭 포착됐다면서 이 기지가 해당 지역의 주둔 기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언론은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을 추진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장쥔서 중국 해군군사연구소 연구원은 방어 목적의 무기 배치는 중국의 국방 필요에 부합하며 중국은 직면한 위협의 심각성에 따라 필요한 방어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남중국해 도서에 추가 행정구역을 설치하며 이들 지역에 대한 영유권 공세를 강화한 바 있다. 하이난성 싼사(三沙)시 산하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뒀는데 난사구 정부는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위치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날 보하이(渤海)만에서 2개월반 일정의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일부 대만 언론은 이번 훈련을 오는 20일로 예정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집권 2기 취임 연설과 관련짓는 등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이 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정례적인 훈련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runran@yna.co.kr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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