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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종합]"흉악한 애 아냐" 손정우 부친, 아들 고소장 제출…美 송환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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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살인한 것도 아니다" 손정우 父, 탄원서·국민청원 제출

"이사하려고 돈 모으는 과정서 범죄 저지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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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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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다크웹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천 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손정우(24)가 부친에게 고소당했다. 손정우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고소한 배경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손정우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은 불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손씨 아버지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아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는 고발장에 아들이 본인 동의 없이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 은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무부는 손씨의 미국 인도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자금세탁' 혐의를 적용했다. 이를 두고 지난 4일 손씨의 아버지는 손씨가 미국에 송환돼 다시 재판을 받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미국의 처벌수위가 우리나라의 처벌 수위에 비해 무겁기 때문이다.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르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최대 징역 20년, 50만 달러 미만이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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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등 32개국 다크웹 공조수사결과 발표 이후 폐쇄문구가 노출된 사이트 화면. 사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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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에서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처벌 수위가 낮다.


손씨의 아버지는 탄원서를 통해 "손씨를 우리나라에서 처벌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식생활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인을 마구 다루는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으로 송환이 된다면 본인이나 가족에게 너무나 가혹하다"며 "원래부터 흉악한 애가 아니기 때문에 교도소 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자금 세탁과 소지죄만 적용해도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의 재판이라고 하면서 몇 개의 기소만 소급해도 100년 이상인데 어떻게 사지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도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법 집행이 끝난 재판인데 형이 적다는 이유로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은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손씨의 미국 송환만은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원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자신을 손씨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달라'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아들이) 용돈을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엔 가족이 조그만 전세 사는 것이 안타까워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라며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비판 여론이 일자 해당 글은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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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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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 동안 '다크웹'을 운영하며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사이트에서는 총 8TB(테라바이트) 분량, 음란물 20여만 건이 유통됐다. 또한 생후 6개월 영아에 대한 성착취 영상물도 존재했으며, 지난 2018년 2월8일 '인기(top) 검색어' 중에는 '%2yo'(2세), '%4yo'(4세)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손씨에게 지난해 5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손씨는 지난달 27일 구속 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도 구속 영장으로 다시 수감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4월쯤 미국 법무부로부터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 관련 검토 및 협의를 진행해왔고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손씨 범죄인 인도 심사는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 심리로 진행된다. 손씨의 인도 여부는 최종 심리 후 약 2개월 안에 결정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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