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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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최근 후원금 처리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13일 정기수요집회를 연 가운데 기부금 사용 등 회계 처리 문제와 관련해 다수의 외부 공인회계사들로부터 검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께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 관철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39차 정기수요집회'에서 "정의연에서는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이 없었다"며 "매년 공인회계사로부터 감사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과 관련해 재차 검증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에 대한 일부 언론의 악의적보도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정하며 "반민족·반평화·반여성 세력들은 30년간 이어온 할머니와 활동가들의 연대를 훼손하려 하지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정의연이 최근 후원금 처리 문제를 두고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열려 주목 받았다. 지난 7일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성금ㆍ기금 등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 수요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수요집회 불참 의사도 표시했다. 정의연은 오해가 있다고 보고 이 할머니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관철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는 1439번째다. 정의연은 올해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일부 활동가만 현장에서 성명을 읽고 집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해왔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이나영 이사장, 한경희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의연 주요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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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를 주관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영순 상임대표는 "수요집회와 정의연의 활동은 일본군 성노예제 진실과 사죄를 요구하게 만든 인권운동"이라며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는)피해자 지원은 정작 우리 정부나 일본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연은 인도적 지원 단체는 아니지만 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곁을 지키고 피해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며 "국내 최초의 '미투' 운동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알리기 활동을 향한 공격에 대항해 우리는 더욱 연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수요집회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여성단체가 함께 전쟁 중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1439차례 동안 세상에 알려낸 일"이라며 "우리의 노력을 왜곡하고 폄하화려는 이들이 너무도 많지만 해야할 일 또한 많이 남아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이사장이 소속된 더불어시민당의 구본기 최고위원 역시 이날 집회에 참석해 "함께 연대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이날 자유의바람,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지난 총선 때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 전 이사장의 사퇴와 정의연 해산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자들과 개인 방송자(유튜버)들이 정의연을 향해 비난 목소리를 내면서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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