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관련 지역화폐로 편의점에서 산 품목 중 와인 매출이 크게 뛰었다.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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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사용이 가장 빈번한 편의점에서 소비자는 주로 어떤 상품을 샀을까. 뜻밖에도 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편의점 CU가 지방정부에서 먼저 지급한 재난지원금(서울 재난긴급생활비, 경기 재난기본 소득 등)의 주요 결제 수단인 제로페이와 코나카드(지역사랑카드) 이용자의 4월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와인은 전월 대비 777.1%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편의점에서 주류 중 가장 비중이 큰 맥주가 507.2% 오른 것과 비교해도 단가 높은 와인 매출의 급상승은 이례적이다. 주류 매출이 뛰면서 덩달아 육가공류(603.6%), 마른안주류(607.3%), 냉장안주(603.3%) 매출도 올랐다.
제로페이와 코나카드 이용 건수는 4월에 전월 동기 대비 무려 6배나 뛰었다. 그러다 5월 들어서는 8배까지 급증했다. 중앙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사용되기 전 데이터이지만, 앞으로 재난지원금 소비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BGF리테일 측은 설명했다.
최근 외식이 줄고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 식재료(두부, 밀가루 등) 738.3%, 조미료류 723.6% 매출도 증가했다. 조리면(742.2%), 김밥(718.0%), 샐러드(719.5%) 등의 간편식도 매출 호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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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사지 않던 고가 제품 갑자기 잘 팔려
세븐일레븐에서도 와인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다. 13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4월 제로페이로 결제된 매출 분석 결과 와인 매출이 621% 늘면서 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집밥 수요 증가에 따라 조미료·장류(527.6%), 냉동식품(344.7%), 도시락·간편식(300.3%), 즉석밥 등 가공식품(270.7%) 등이 신장률 상위권에 올랐다. 샴푸 등 생필품(361.3%) 매출 증가도 상당했다.
편의점 CU에서 소비자가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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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평소와 달리 단가 높은 제품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CU에선 대용량 파인트 아이스크림(616.2%), 핸드폰 충전기·이어폰 등 소형가전(682.4%), 소형완구류(651.7%), 양말 등 의류(568.2%), 화장품(560.4%), 목욕·세면용품( 589.7%) 매출이 증가했다. 평소 편의점에서 사지 않던 ‘상대적 고가 품목’이 갑자기 많이 팔린 것이다.
이밖에 제로페이와 코나카드의 이용자의 1인당 객단가는 약 1만2000원 수준으로 일반 소비자(5000원대)보다 2.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편의점 GS25가 발표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4월 한 달간 제로페이와 코나카드로 결제한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평소 편의점에서 잘 팔리지 않는 고기를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육(710.7%)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국산돈육(394.9%ㆍ4위), 축산가공(347.7%ㆍ5위), 국산우육(234.9%ㆍ9위)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끼삼겹살, 한끼스테이크, 한끼오리통살 스테이크 등 주로 200g 내외의 1인용 축산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GS25에서도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은 생활가전(556.8%)과 양곡(265.0%), 와인(214.2%)의 매출도 전월보다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김치(61.2%), 샐러드(48.9%), 엽채(40.0%) 등의 신장률은 전체 평균 신장률(94.8%)보다 낮았다. 이는 재난지원금과 연동된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단가가 비싼 상품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GS25에서도 재난지원금 관련 소비자의 구매 단가는 타 결제 수단 대비 2배가량 높았다.
이런 ‘호재’에 맞춰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있다. CU는 5월 한 달간지역화폐(제로페이, 코나카드) 사용자에게 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지역화폐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GS25에는 오는 15일부터 122개 생활안정 상품을 선정해 증정이나 할인과 같은 혜택을 주는 기획전을 연다.
윤석우 BGF리테일 빅데이터팀장은 “재난지원금 사용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추가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라며 “이를 통해 소비자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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