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달부터 산유국들의 감산이 본격하면서 유가가 큰 폭으로 회복했다. 유가 바닥론이 신중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COVID-19)의 2차 감염 확산, 재고 추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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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차를 몰기 시작했고 산유국은 감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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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기준 24.55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28일(12.34달러) 이후 약 2주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20.46달러에서 30.62달러로 50% 가까이 뛰었다.
WTI 기준 지난달 한 때 '마이너스'까지 가격이 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회복한 셈이다.
유가가 최근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것은 이달 초부터 진행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의 감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OPEC+는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5~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앞서 경제활동을 재개 중이고 미국에서는 절반이 넘는 주들이, 유럽 일부 국가가 봉쇄조치를 속속 완화중이란 점이 심리에 영향을 줬다.
특히 미국에서 차량 이동 인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가솔린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미국 가솔린 수요는 670만배럴로 직전주(590만배럴) 대비 13.6% 늘었다. 다만 이는 평상시 대비 여전히 300만배럴 가량 낮은 수준이다.
CNBC는 "미국 운전자들은 세계 원유시장에서 중요 역할을 한다"며 "그들은 보통 자동차를 통해 전세계 공급량의 약 10%를 소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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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바닥 지났나? 2차 감염+재고 추이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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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큰 우려는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지역에서 2차 감염 확산이 일어나는 경우다.
CNBC는 "많은 나라들이 전염병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할 때 중국의 북동부나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의 조짐은 투자자들을 걱정시켰다"고 전했다.
가솔린 등 일부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쌓인 원유 재고가 많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4월 마지막 한 주간 미국에서 원유재고는 460만배럴 증가해 15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한 주간의 증가분은 애널리스트 전망치(710만배럴)보다 적었단 점이 긍정 요인이었다.
원유 재고가 계속 쌓이는 상황에서 가격은 언제든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인데 씨티그룹도 "심리가 유가를 끌어올렸지만 물리적인 잉여물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리서치 연구원은 "5월 말 원유시장에서 수요가 생산을 초과할 수 있다"며 "이는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생산 감축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브렌트유 가격이 30달러 이상에서 거래된다면 생산업자들이 다시 공급을 늘릴 수 있기에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올해 말까지 유가는 35~40달러 사이를 오갈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서 유가는 고전하겠지만 2년 안에는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20일 원유 선물 6월물 만기 계약일이 다가올수록 변동성이 또다시 커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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