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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중·러 밀착 재개…북미·남북관계 경색 장기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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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진핑, 김정은 구두친서에 회신 "교류·협조, 북중관계 발전"

러시아에 전승절 축전 발송…코로나19 이후 북중·북러 적극 외교

남측 제안엔 무응답 일관…북미협상 장기전에 경색국면 이어질 듯

이데일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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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오랜 잠행을 끝내고 모습을 드러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에 잇따라 서한을 보내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절됐던 북중, 북러 외교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북중·북러 밀착관계가 강화되면서 교착 상태에 머문 북미대화와 남북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서외교로 중·러 관계 재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0일 김 위원장이 보낸 구두친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회신을 공개하며 “이번 계기에 자신과 중국당과 정부, 인민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조선당과 정부, 인민의 두터운 정을 충분히 보여주고 전통적인 중조(중북)친선의 굳건한 토대와 강대한 생활력을 크게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8일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사업 성과를 축하하는 내용의 구두친서를 보낸 바 있다. 특히 시 주석은 답신에서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북중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 번영에 적극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북미협상이 결렬된 이후 자력갱생과 외교 다변화를 통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같은 외교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친서 외교는 북중 교류 재개 신호탄으로 읽힌다. 또한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러시아의 전승절을 챙긴 것은 2015년 이후 5년만이다.

◇“의미있는 관계개선, 북미협상 진전 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남한과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 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통해 개별관광을 제안하고 최근 남북철도 연결 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협력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남측의 제안에 북한은 여전히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결국 북한이 북미협상 결렬에 따른 공백을 친중·친러 노선 통해 통해 타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북한의 대중의존도는 압도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95.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중재자’로서의 남측의 효용성이 떨어졌으며, 특히 대북제재 틀 속에서 한국 정부 역시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내린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북한은 정면돌파 노선을 밝히며 중국과 러시아와의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으로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미국과 대남관계는 장기전으로 가져가겠는 것이며, 남북간 의미있는 관계 개선 역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과 그에 따른 제재완화 과정 속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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