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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마트는 안되고 편의점은 되고…정부 재난지원금에 엇갈리는 유통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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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부터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에 따라 유통업종별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이라는 이유로 이용이 불가능한 대형마트는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반면, 사용처에 포함된 편의점은 지원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프랜차이즈 운영 여부, 가맹점 비중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제한 업종에 포함된 대형마트와 SSM은 지원금 이용 기한인 오는 8월까지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흥, 레저, 사행업소에서 지원금을 쓸 수 없는 만큼 지원금 대부분이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생필품 구입에 몰릴 가능성이 높은데 이 수요를 놓칠 수밖에 없어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생필품은 한 곳에서 사면 다른 곳에서는 굳이 추가로 살 필요가 없어 동네 슈퍼에서 구입하면 마트에서는 사지 않을 것"며 "8월까지 마트에서 나올 생필품 매출이 재난지원금 규모만큼 고스란히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 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편의점 본사는 대기업이지만 매장의 90% 이상이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다 보니 사용처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주요 편의점들은 전통시장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지원금을 사용하려는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앞서 지난달 서울시가 중위소득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자 최근 1주일간 서울 소재 CU의 제로페이 매출은 전주보다 26%나 뛰었다. 서울시의 긴급생활비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돼 제로페이로도 쓸 수 있다. GS25에서는 4월 한달간 제로페이와 코나카드(경기도 재난기본소득)로 결제된 매출이 직전 달보다 94.8% 뛰었다. 이중 삼겹살 같은 국산 돼지고기(394.9%), 한끼스테이크 등 축산가공품(347.7%) 매출이 급등했고 평소 잘 안 팔리는 블루투스 이어폰 등 생활가전(556.8%) 판매도 확 늘었다. GS25 관계자는 "재난 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구매 단가가 2배 가량 높은 편"이라며 "정부 재난지원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도 비슷한 소비행태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편의점들은 재난 지원금 특수를 잡기 위한 할인행사도 연다. GS25는 지원금 지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맞춰 15일부터 삼겹살, 스테이크 등 122개 생필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증정과 할인혜택을 줄 예정이다. CU는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받는 고객들을 겨냥해 5월 한달간 지역화폐 결제시 5%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도 15일까지 서울지역 전 가맹점에서 제로페이로 5천원 이상 구매시 오뚜기밥 무료교환 쿠폰을 증정한다.

외식 브랜드의 경우 직영이 많은 곳은 사용처가 제한돼 지원금 효과가 반감되는 반면 가맹점 비중이 절대적인 곳은 편의점처럼 특수를 노려볼만 하다.

100% 직영 형태인 업체의 경우 사용처가 본사 소재지로 한정되기 때문에 그외 매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총 1400개 점포 가운데 서울에 위치한 512개 매장에서만 재난지원금으로 결제 가능하다. 반면 가맹점 비중이 99.6%에 달하는 이디야의 경우 광주와 부산 소재 직영점 각각 1곳씩만 제외하곤 전 매장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버거업계도 직영 비율이 70%에 달하는 맥도날드보다는 1260여곳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가맹점인 맘스터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단, 소비자가 배달의 민족 같은 배달앱을 이용해 외식메뉴를 주문할때는 배달원과 '만나서 결제'를 선택해야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앱 자체에서 계산할 경우 배민 본사에서 결제한 것으로 처리되는데, 플랫폼 본사는 지역 영세사업자가 아니라 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배달앱으로 편의점 제품을 주문해 받아볼 때도 지원금 이용이 불가능하다.

[김태성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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