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집권의지 없었다" vs 권영세 "국민 눈높이 못맞췄다"
당선인들, 후보토론 '집중 경청'…김밥으로 점심 해결도
악수하는 주호영-권영세 후보 |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은정 이동환 기자 = 미래통합당이 8일 무려 4시간에 걸친 '마라톤 경선' 끝에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끝난 경선은 후보 합동토론회와 투·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점심시간 50분을 포함해 후보들의 자질 검증을 위한 토론회는 3시간 30분간 이어졌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영남권 5선(21대 국회 기준)인 주호영 후보와 수도권 4선인 권영세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두 후보는 4·15 총선 참패 원인 등 각종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상대를 향한 날 선 공격도 이어졌다. 투표권을 가진 당선인들을 사로잡기 위한 막판 총력전이었다.
후보 합동토론회는 박수영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초선 당선인들의 요구에 따라 열렸다. 전체 84명의 당선인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초선(40명)의 힘'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주호영·정책위의장 이종배 |
국회 본청 회의실에 마련된 토론회 무대에 나란히 자리한 주호영· 권영세 후보는 84석으로 쪼그라든 당을 추슬러 180석 거대 여당에 맞설 적임자가 자신이라 주장하며 사사건건 맞부딪혔다.
우선 통합당의 총선 패인에 대해 주 후보는 "절박한 집권 의지가 없었다"고 진단한 반면, 권 후보는 "집권 의지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를 못 맞춘 게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통합당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다"(주호영), "바로 모셔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권영세) 등 이견을 보였다.
다만 당내 최대 현안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문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당선자의 총의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21대 국회 첫 1년의 원내 전략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혼돈 상태인 통합당의 진로를 결정할 원내대표인 만큼 당선인들도 이들 후보의 발언을 경청했다. 무엇보다 초선 당선인들은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점심을 위해 잠시 토론이 멈췄으나, 상당수 당선인은 회의장 내 마련된 김밥과 샌드위치로 끼니를 해결하며 삼삼오오 의견을 나눴다.
토론회에 불참한 일부 다선 의원들도 있었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다선들은 토론과 관계없이 이미 누구를 찍을지 결정이 돼 있던 게 아니겠느냐"라는 말이 나왔다.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합동토론 지켜보는 통합당 당선인들 |
토론 후반 들어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상대 후보를 향한 공격도 눈에 띄었다.
권 후보는 주 후보가 과거 세월호 사태 손해배상과 관련해 '교통사고'를 빗댄 점을 거론하며 "차명진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8년 동안 국회를 비운 공백기가 너무 길다. 왜 이렇게 성급하게 출마를 결정했느냐"며 권 후보의 낙선 이력으로 역공을 폈다.
주 후보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대구·경북(TK) 자민련'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권 후보가 동의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자기 지지 세력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맞섰다.
격한 토론에 이은 투표 결과 주 후보가 총 84표 중 59표를 얻어 당선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권 후보는 고개를 미세하게 떨궜다.
주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권영세 후보를 만나 당 개혁에 가진 열정이나 방법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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