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망한 일본의 저명 외교평론가 오카모토 유키오씨 (사진=연합뉴스) |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카모토 전 보좌관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사망 사실이 10여일 후에 알려진 것은 유족들이 공개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 북미1과장 등을 거쳐 1991년 퇴임한 고인은 1996~1998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2003~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각각 총리 보좌관을 지냈다. 하시모토 내각에서는 오키나와 담당으로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이전 문제를 관장했고, 고이즈미 내각에선 전후 이라크의 부흥 지원 업무를 맡았다.
총리 보좌관을 그만두고 외교평론가로 활동한 고인은 2015년에는 전후(戰後) 70주년 담화 작성을 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적 자문기관인 ‘21세기구상간담회’에도 참여했다.
이 간담회는 아베 총리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반도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 필요성을 거론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한국이 주장하는 성노예라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일본 우익 사관에 입각해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 발행 잡지 ‘정론’(正論)의 집필 멤버로도 활동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수가 600명을 넘어선 일본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인사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개그맨인 70살 시무라 겐 씨가 지난 3월29일 숨진 데 이어 민영방송 TBS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진행을 오랫동안 맡아 인기를 끌었던 배우 63살 오카에 구미코 씨가 지난달 23일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에서 지일파로 알려진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오카모토는 미일관계의 거인이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한 일을 항상 했다. 그래서 내 눈으로 보면 그는 진정한 애국자였다. 애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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