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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93)이 가톨릭계 일부에서 자신을 침묵시키려 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독일의 가톨릭 전문기자 페터 시발트가 최근 독일에서 출간한 '베네딕토 16세 - 일생'(Benedikt XVI - Ein Leben)에 실린 인터뷰 글에서 진보적 성향을 띤 독일 가톨릭계를 지목하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전기 성격인 이 책에서 "내가 자주 신학적 논쟁에 관여한다는 의심은 악의적인 현실 왜곡"이라며 독일 가톨릭계에서 기원한 이러한 시각은 "지나치게 어리석고 악의적이어서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왜 내 입을 닫으려고 하는지 그 진짜 이유를 분석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를 "심리적인 선전·선동"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진보적 성향의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끄는 개혁 작업을 좌초시키려 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우정은 지속되고 있고 심지어 깊어졌다"고 반박했습니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교리와 신학 또는 사회학적 이슈에서 보수·전통적 입장을 견지해온 인물입니다.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등을 이유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월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으로 있는 로버트 사라 추기경(74·기니)이 집필한 '마음 깊은 곳에서: 사제, 독신주의 그리고 천주교의 위기'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에서 사제독신제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는 남미 아마존 등 사제가 절대 부족한 일부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도 사제로 임명하는 방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로 비쳐 가톨릭계에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논란은 베네딕토 16세가 공저자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하고 사라 추기경이 이를 받아들여 공저 표기를 수정한 새 인쇄본을 내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이 사태를 놓고 가톨릭계 안팎에서는 베네딕토 16세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저항해온 보수파에 또다시 이용당했다는 시각과 함께 교황직에서 물러나며 숨어 지내겠다는 언약을 스스로 깼다는 비판론도 제기됐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자리에서 물러난 뒤 바티칸 인근 한 수도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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