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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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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미’ 통합당 … 내달 8일 원내대표 선거, 상임전국위 소집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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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중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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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 참패 이후 보름 가까이 ‘리더십 공백’ 상황을 겪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아노미(무질서의 혼돈 상태)’가 장기화 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 최고위원회는 29일 김종인 비대위의 활동 기한 연장을 위해 상임전국위원회를 다시 여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아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당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 양쪽으로 갈려 종일 표류했다.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수락 설득에 실패한 통합당 최고위는 이날 국회에서 대응책을 모색했다. 최고위원들은 전날 성원 미달로 무산된 상임전국위를 다시 열고 김종인 비대위 전환의 관건인 임기 문제를 다시 손질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상임전국위를 다시 추진하더라도 28일처럼 성원을 채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당선자들의 의견을 다시 구하는 절차까지 다시 거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를 1년 정도로 정해서 의견을 구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 등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당선자 및 기존 의원들과 협의를 하고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통합당의 분란은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다음달 8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중 유일한 당선자인 조경태 의원은 회의 도중 퇴장하며 “21대 국회를 이끌고 나갈 새 당선자들에게 직무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선자가 다수인 당 지도부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지도체제 문제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강하게 반대하는 조해진 당선자도 이날 통화에서 “지도부의 무리한 시도가 당내 갈등을 빨리 매듭짓지 않고 오히려 증폭시키는 위험한 결정이 될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 출범 자체가 표류하면서 당 진로를 둘러싼 혼란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당선자들은 이날 종일 당의 진로를 놓고 사분오열했다. 권영세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지금은 당이 매우 어려운 시기로 현 지도부가 하루 빨리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 수락을 받아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청년 당원들 모임인 청년비상대책위원회도 “제1야당이 한 개인에게 무력하게 읍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당 지도부 전원이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어떻게 하는가는 나와 더 이상 관계가 없다”며 “지난 선거를 도와주면서 선거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했다”고 통합당과 선을 긋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총선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는 과정에서도 황교안 전 대표로부터 전권을 약속 받기 위해 특유의 ‘밀당’ 전략을 했던 김 전 위원장이다. 때문에 원하는 수준의 권한과 기한을 확약 받기 위한 특유의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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