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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美최대 원유ETF 매도, 유가 폭락 악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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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싱서 '탱크톱' 가능성 커지자

US오일펀드, 6월물 전량 매각

WTI 낙폭 키워 배럴당 24.6%↓

서울경제


원유저장 공간이 가득 차는 ‘탱크톱’ 우려에 미국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US오일펀드’의 6월물 선물 전량매각 결정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폭락했다. 다음달부터 산유국이 감산에 나설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원유저장고 부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마이너스 유가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0% 넘게 밀리면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2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기대감으로 사흘 연속 상승한 국제유가가 저장고 우려와 원유 선물펀드의 대량매각 발표라는 악재까지 터지자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US오일펀드는 WTI의 저장고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에서 탱크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의 10%에 이르는 6월물 선물 전량을 앞으로 나흘간 팔겠다고 밝혔다. 수요 부족에 투매 우려까지 나오면서 유가의 하락폭을 키웠다.

쿠싱의 원유저장 용량은 약 8,000만배럴인데 현재 저장량은 5,970만배럴로 일주일 새 10% 늘었고 남은 공간은 2,500만배럴에 불과하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남아 있는 공간도 상당 부분 임대용으로 선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US오일펀드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물 비중을 조정하고 있지만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 다른 ETF 역시 매도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요가 매우 부진한 가운데 투기 거래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는 석유시장을 얼마나 교란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하루 2,000만~3,000만배럴로 추정되는 수요감소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5월물 WTI가 만기일(4월21일)을 앞두고 ‘-37달러’를 기록한 것처럼 또다시 마이너스 유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기업들은 존폐 기로에 서 있다. 미 에너지 업체의 파산신청 건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후반 실적발표가 예정된 중국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도 실적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오일 업체들은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가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데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리스타트에너지’의 비요르나르 톤하우겐 원유시장 헤드는 CNBC 방송에서 “저장고가 몇 주 내에 탱크톱에 이르는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며 “추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후의 카운트다운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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