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로 정치하지 않는다” 장관 발언에 외통위 설전 / 중국 의료진 들어갔나→“근거 타당 안 해” / 김정은, 태양절 행사 불참 왜→“코로나 방역 차원”
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왜 자꾸 김 위원장 신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지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질의에 “인포데믹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인포데믹 현상은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유행병’을 뜻하는 ‘epidemic’의 합성으로,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혼란을 유발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다.
신변이상설 확산의 주요계기가 된 CNN의 김정은 위원장 신변이상설 속보와 관련해 김 장관은 “그 출처가 되는 게 데일리엔케이의 보도라고 알고 있는데, 그 보도는 향산진료소에서 김만유병원 의사들이 시술을 했다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가짜뉴스라고 금방 판명할 내용”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또 “김정은 위원장은 향산(진료소)에 간 적이 없고, 그곳은 보건소라 시술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북한 명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김정은 집권 이후에 처음으로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김일성 생일과 관련되서는 올해 경축대회나 중앙보고대회가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취소됐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대상도 축소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 불참을 “방역 상황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북한이 방역을 굉장히 엄격하고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약 2주간 공개활동이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에도 20일 이상 ‘미식별 기간’이 19일, 21일 기간 두 번 있었다”며 “특이동향으로 보기 부족하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정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정부가 밝히는 근거가 부족해 내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국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김 장관이 “정부는 정보로 정치하지 않는다”고 받아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있지만 말할 수 없다”고 한 것을 두고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안다는데 우리 국민은 왜 알면 안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연일 외신이 북한동향을 포함한 외교안보인사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정보를 말해주지 않은 채 특이동향이 없다라고만 이야기하니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정부는 가짜뉴스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 “정부는 정보를 정치화하지 않는다. 북한에 관련돼서 과장하거나 축소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의원은 “회의가 열려 7분간 의원이 질의하는 걸 정치화라고 하느냐, 파악하고 있어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정치를 하는 게 누구냐”고 격앙됐다. 미래통합당 정양석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모호한 표현을 되풀이하면서 정부만 믿어라 하는 자세는 적절치 않다”고, 같은 당 유민봉 의원은 “국민이 왜 믿지 않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장관은 국민을 설득하는 역할도 해야하는데 왜 못믿어주느냐 되풀이만 해선 안 된다”며 “진전된 상황에 대한 메시지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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