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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로봇이 온다

"배달은 우리에게" 코로나 위기 속 대활약 나선 배달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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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배달이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워싱턴DC에 거주 중인 한 가족이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배송 로봇으로부터 물건을 건네받는 모습. /사진 출처=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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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291] 최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세계 주택가 곳곳에는 작고 둥그런 몸집을 가진 상자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여러 개의 바퀴, 힘차게 솟은 깃대가 달린 '배달 로봇'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 멀어진 거리를 대신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서비스 로봇들이 드디어 그늘에서 벗어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장 등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받아왔지만 이제는 공중보건 위기를 맞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믿음직한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택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효율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자율운행 배송을 개발해오던 기업들이 이제는 사람 간 '언택트'가 필수적인 상황이 되면서 치열하게 제품 생산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는 미국의 소형 배달로봇 개발업체인 스타십 테크놀로지(Starship Technologies·이하 스타십)다. 세계적인 인터넷 전화서비스 스카이프의 초창기 창업 멤버인 야누스 프리스와 아티 헤인라가 2014년 설립했다. 스타십 측에 따르면 최근 각국에서 이뤄진 셧다운과 자택령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 기업의 '로봇 부대'는 전 세계적으로 10만건 이상의 배달을 완료했으며 총 50만마일(약 80만㎞)을 넘게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베이어 스타십 CEO는 "최근 팬데믹을 맞아 배달 대상 규모를 18만명까지 확대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무인 자율주행차 'R2'를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로봇 자율주행업체 누로(Nuro)는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정부로부터 자율주행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승객 및 보조 운전자 없이 공공도로를 주행해도 된다는 허가가 떨어진 최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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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도 끄떡없다` 실리콘밸리의 로봇 자율주행업체 누로(Nuro)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선보일 예정인 무인 자율주행차 `R2`. 시속 40㎞로 달릴 수 있고 190kg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사진 출처=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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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로 측은 자사 블로그에 내건 보도자료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생각해왔지만, 우리가 미국인들을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혜택을 전하려는 누로의 설립 목적이 오늘날처럼 현실적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식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인 R2는 시속 40㎞로 이동할 수 있으며 190㎏의 넉넉한 배달 용량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봇 배달이라는 것이 어떤 곳에서는 이미 기정사실처럼 도래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사태로 (로봇 배달의) 신중한 '베타 테스터'였던 기업, 정부, 소비자들을 열정적인 '얼리어답터'로 변화시켰다"고 조명했다.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로봇 배달은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배송업체 직원들의 건강도 보호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식료품점 직원은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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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먼저 지나갈게요` 중남미 9개국에서 배달서비스를 제공 중인 `라피(Rappi)`는 올해 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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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만이 아닌 남미에서도 로봇 배송은 성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남미 9개국에서 20만개 업체와 제휴 중인 배달서비스 스타트업 '라피(Rappi)'의 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전했다. 라피는 콜롬비아 메데인 도심에 총 15대의 로봇을 투입했으며 추후 다른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늘릴 예정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대규모 자가격리를 경험해본 중국에서는 로봇과 드론 배달 업체들이 스타벅스, KFC 등 식음료 제품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기술 전문가인 앤서니 타운센드 박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자동화를 시키려는 이유가 대부분 비용 감소 정도였다"면서 "이제 용량 문제가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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