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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휴업수당 90%로 늘린 고용유지금…취업자 80%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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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취업자 2735만명 중

2127만명 휴업급여 헤택 열외

특고·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엔 ‘그림의 떡’

생활안정자금 신청 절차 간소화

포괄적 긴급실업수당 지급 필요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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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을 휴업수당의 90%까지로 늘렸지만 전체 취업자의 80% 정도가 휴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용보험 미가입자 ▷기간제 계약직이나 사내하청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와 파견 용역 등 이른바 ‘고용취약계층’으로 코로나 직격탄으로 시장에서 밀려나는 것은 물론 정부 지원에서도 2차 소외자 처지로 전락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28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동계에 따르면 ‘직장갑질119’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취업자 2735만명 중 약 80%인 2127만명이 사실상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휴업급여 받지 못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을 살펴보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대상이 아닌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1383만명에 달하고, 이어 설사 고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휴업수당을 받는 대신 계약해지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기간제 계약직이거나 사내하청 근로자, 5인미만 사업장 근로자, 특고와 파견용역 등 고용취약 계층들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들이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최대 90%까지 휴업수당을 보전해주는 대책을 마련,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용유지지원금의 필수조건인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지급능력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의 예외 적용을 받아 휴업수당 지급 의무와 해고 제한 등이 없다. 당장 10만~20만원이 아쉬운 영세업체 사업주로선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휴업수당의 10%를 부담하기보다 ‘무기한 무급휴직’ 같은 사실상의 해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는 고용보험이 없어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각 지자체는 이달부터 특고노동자와 프리랜서 14만명에게 월 최대 50만원씩 두 달 동안 생활안정자금을 주기로 한데 이어 지난 22일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 등 총 93만에게 월 50만원씩 3개월간 150만원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추산한 전체 특고노동자만 2018년 기준으로 221만명에 달한다. 플랫폼 노동이슈가 볼거진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특고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체에서 지원받는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복잡한 증빙 절차도 발목을 잡는다. 생활안정자금을 받으려면 지난 2월 23일 이후 5일 이상 일자리가 끊기거나 소득이 25%가 감소한 것을 증빙해야 한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특수고용직이나 프리랜서는 구두 계약이 적지 않아 일이 줄어도 증빙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2달짜리 지원금 외에 추가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 코로나19 같은 재난을 맞아 휴업급여를 받기 어려운 직장인이 많은 현실에서 사업주가 먼저 신청해야 하는 현행 고용유지지원금은 실효성이 적다”면서 “모든 노동자들도 포괄할 수 있는 긴급실업수당을 지급하고, 계약직과 파견직, 특고노동자에게도 휴업급여를 지급하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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