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재개, 코로나19 대비 안전 좌석 운영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정성조 기자 =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후 첫 일요일인 26일 서울 시내 대형 교회·사찰·성당에는 오랜만에 종교활동을 하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종교시설들은 신도 간 거리 확보를 위해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1부 예배는 오전 7시 시작됐다. 교회 앞에서 신도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입구에서 '성도등록증'을 보인 후 입장했다. 이날 예배는 2시간 간격으로 총 7부까지 진행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은 1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나 이날은 간격 확보를 위해 교구별로 미리 참석을 신청한 1천200명만 입장할 수 있게 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구마다 성도들이 어디 앉았는지 체크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밝은 표정으로 예배를 마치고 나온 백윤정(64)씨는 "마스크를 쓰고, 또 거리를 두고 예배를 드리니 예전 같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교회에 나오니 좋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 조계사에서 |
종로구 조계사에도 이른 아침부터 신도들이 모였다. 조계사 측은 대웅전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고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석가탄신일을 나흘 앞둔 주말이지만 예년과 달리 법회가 시작한 10시에도 신도 간 거리를 둬서인지 대웅전은 한산했다. 바깥에 마련된 의자도 빈자리가 많았다.
이른 아침 서대문구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왔다는 김모(81)씨는 이날 연등을 신청했다. 김씨는 사찰 경내를 채운 울긋불긋한 연등들을 가리키며 "올해는 등 숫자도 준 것 같다"며 "다들 돈이 없다는데 이런 것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중구 명동성당도 두 달여 만에 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재개했다.
명동성당은 대성당 옆 문화관에 마련된 만남의 방에서 미사 참석자의 체온을 재고 이름과 세례명, 연락처, 소속 본당을 확인한 후 비표를 나눠줬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열리는 미사마다 참례 인원을 250명 안팎으로 제한했다. 참석자들도 긴 의자에 띄엄띄엄 붙여놓은 번호표에 맞춰 착석했다.
은평구에 사는 최모(47)씨는 "두 달 만에 성당에서 미사를 볼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도록 기도하겠다"고 했다.
서초구 온누리교회는 이날도 양재동에 마련된 대형 주차장에서 차를 세운 채 라디오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승차 예배'를 진행했다. 온누리교회는 지난 12일부터 이곳에서 자동차 극장과 같은 방식으로 예배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는 사전 예약을 한 교인에 한해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를 체크한 뒤 현장 예배도 진행했다.
주일예배 참석하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을 4주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해 당국과 마찰을 빚어온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도 일요일 예배가 진행됐다. 이 교회 담임 전광훈(64)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안에서는 신도 100여명이 간격을 두고 앉았다. 교회에 들어오지 못한 신도들은 바깥 골목에 의자를 놓고 화면으로 송출되는 설교를 들었다.
설교자로 나온 김동환 목사는 "우리는 법을 정확히 지키면서 예배드리고 있다"면서 "'사랑제일교회는 극우다, 법을 무시한다, 광신자 집단이다'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성도들이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데 확진자가 단 1명도 없지 않나. 그만큼 철저하게 잘 지켰다"고 말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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