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첫 군사위성 발사후 트럼프 이란 군함에 대한 공격 경고
美 "테러단체가 위성을 갖게됐다"
ICBM 개발 가능성 우려 확산
중동 위기 발발 우려여 유가는 급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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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성가시게 굴면 파괴해버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이란에 경고를 날리면서 미-이란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성이 커지며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미 해군은 지난 15일 걸프 해역 북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단정이 미 군함에 근접해 위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 고속단정 11척이 미 군함 6척에 10m 가까이 접근했다는 게 미 해군의 설명이다. 혁명수비대는 이에 고속단정이 예고한 순찰 작전을 하던 중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오히려 위협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이는 해상 충돌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하지만 이날 이란이 첫 군사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게 경고를 날린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첫 군사위성 발사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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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는 '누르'(빛이라는 뜻의 이란어 또는 아랍어)라는 이름의 위성이 이란 중북부 셈난주 다슈테 카비르 사막에서 발사돼 425㎞ 상공 궤도에 안착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오늘날 군사강국이라면 우주를 사용하지 않고는 포괄적인 방위 계획을 보유할 수 없다"며 "이제 이란은 우주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됐다"고 미국을 자극했다.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의 인공위성 개발은 북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의 위성발사 직후 "테러단체가 인공위성을 갖게 됐다. 이란은 위성 발사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에서 "이란의 군사위성 발사 목적은 ICBM을 통해 핵을 발사하는 것"이라며 이란 압박 확대를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이란이 새로운 단계의 적대관계에 진입했다고 평했다.
중동의 긴장 고조는 유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16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달러대로 복귀했다.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 가격은 20.32달러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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