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국제 유가 추이 |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 하락에 베팅한 시가총액 총 5천억원 규모의 인버스 ETN 상품도 유가 급변동에 따른 상장폐지 및 전액손실 가능성이 있어 한국거래소와 발행 증권사 등이 투자자 대상으로 경보를 울리고 나섰다.
23일 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대우[006800] 등 원유 인버스 ETN 6종 발행사들은 전날 일제히 이들 종목에 대해 투자유의 안내를 공시, 유가 급등 시 전액 손실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500027] 관련 공시에서 "해당 종목은 원유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선물 가격이 50% 이상 오르면 지표가치(기초자산 가격)가 0이 돼 투자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도 "최근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가운데 유가가 하루에 50% 오를 경우 인버스 레버리지 ETN 3개 종목이, 100% 오를 경우 이 3개 종목을 포함한 인버스 ETN 6개 전 종목이 상장폐지 및 투자금 전액 손실을 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인버스 ETN 상품 6종의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총 5천55억원이며, 이중 유가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3종의 시총이 4천6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만약 하루 동안 유가가 50% 이상 반등하면 인버스 레버리지 ETN 3종 4천6억원어치가 휴짓조각이 되는 셈이다.
문제는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 유가가 하루 40% 이상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태여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완전히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WTI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이 전 거래일보다 55.90달러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1일에도 6월물이 배럴당 11.57달러로 전날보다 8.86달러, 43.4% 급락했다.
만약 WTI가 21일 일간 낙폭을 하루 동안 되돌릴 경우 WTI의 상승률은 76.6%에 이르게 돼 인버스 레버리지 ETN 3종은 모두 전액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위험성에도 최근 유가 급락으로 오히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버스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전날 인버스 레버리지 ETN 3종은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이 59.95%,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530036]이 59.98%,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50043]이 59.96% 상승, 모두 가격제한폭(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60%)까지 올랐다.
또 '신한 인버스 WTI원유 선물 ETN(H)'[500003],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 ETN(H)'[500005], '미래에셋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H)'[520011]도 모두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버스든 레버리지든 원유 ETN은 상품 구조상 기관 등의 단기간 위험회피(헤지) 거래에 적합하며 개인이 장기간 투자할 상품은 절대로 아니다"라며 "가격 급변동 시 투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으니 투자자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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