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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마이너스 유가·김정은 위독설…흔들린 코스피, 개인들이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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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

매일경제

'마이너스 유가'라는 초유의 사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까지 겹치며 21일 한국 증시는 외부 요인에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꿋꿋한 매수에 지수는 1%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0% 하락한 1879.3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1400대까지 추락했지만, 한 달도 채 안 된 지난 17일 1900선을 돌파하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증시는 하락하며 일단 1800선으로 후퇴했다.

유가가 극단적으로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유가'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오전 내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을 처분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위독설이었다. CNN 보도로 김 위원장 위독설이 시장에 퍼지기 시작한 오전 10시 30분~11시 사이 코스피는 1841.66까지 떨어졌다. 전일 대비 3% 하락한 것이다. 이 시간대 외국인 순매도는 1514억원에서 2935억원으로 확 늘어났다.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 처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오께 청와대 측이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 관련 특이 동향 식별이 안 된다"고 밝히며 위독설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증시는 급락을 멈추고 안정을 찾았다. 이후 코스피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3%였던 낙폭을 1%까지 줄이며 1800대 후반선을 지켜냈다.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을 전후한 시기에도 증시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당시에 앞서 불거졌던 북한 리스크는 같은 해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방북을 통해 완화됐다. 이미 1980년 제6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로 지정되며 관련 불확실성도 제한됐다. 김일성 사망 후 첫 거래일인 1994년 7월 8일 코스피는 948.96으로 오히려 전일 대비 0.34% 상승했고, 김일성 사망 6개월 뒤인 1995년 1월 7일에는 코스피가 988.80으로 올랐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당시에도 증시는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2010년 9월 무렵 김정은 후계 구도가 공식화됐고, 2011년 12월 19일 북한은 김정일 사망을 공식 발표한다. 2011년 12월 19일 코스피는 1776.93으로 단 하루만 3.4% 하락한 후 상승세를 탔다. 김정일 사망 한 달 뒤인 2012년 1월 17일 코스피는 1892.74까지 올랐다.

이 와중에 개인들은 대외 요인과 관계없이 하루 종일 꾸준히 매수를 늘렸다. 21일 하루에만 개인은 7000억원 넘게 코스피에서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코스피가 1% 하락 수준에 머무른 것을 두고 '동학개미 방어효과'로 보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개인투자자들은 4월 들어 21일까지 누적으로 코스피에서만 3조82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도 이날 개인은 780억원어치를 사들여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증시를 방어했다. 4월 들어 21일까지 누적으로 개인이 코스닥에서 사들인 주식은 금액으로 1조2427억원에 달한다. 올해 1월 월간 기준 개인의 코스닥 내 최대 매수 금액인 1조7890억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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