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집권 여당과 기획재정부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총선 대승을 이끈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사진)이 전 국민 지급 반대를 고수하는 기재부를 향해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21일 이 전 위원장은 한 라디오와 인터뷰하면서 여당의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70%로 고수하고 있는 기재부 행동에 대해 "기재부가 그걸 고집한다는 것은 사실 기재부가 정치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국민에게 주느냐, 70%에게 주느냐 하는 논란은 단지 3조원 정도 차액에 해당하는 돈 문제가 아니라 철학 문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어디까지나 이런 문제는 국회에서 정해야 될 문제고 기재부가 너무 그렇게 주장을 앞세워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이 '기재부가 정치한다'는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 기재부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여당과 기싸움을 벌이려는 듯한 태도를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 발언은) 기재부가 총선 전부터 소득하위 70%를 주장해 왔는데 총선 이후 태도를 바꾸면 마치 거대 여당에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일까봐 기싸움을 벌이는 듯한 태도를 취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대해 "그렇게 어려운 지역으로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 이수진 전 판사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맞붙어 이 전 판사가 승리를 거뒀다. 이 전 위원장은 "나 의원이 이른바 국민 밉상이 돼 있더라"며 "나 후보의 지지도 폭이 딱 제한돼 있어서 우리가 웬만한, 그분하고 적절히 각이 설 수 있는 후보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었던 서울 광진을을 험난했던 지역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 후보의 중도적 이미지, 서울시장 출신으로서 인지도 때문에 어지간한 후보가 가서는 쉽지 않겠다고 판단해 가장 고심하고 전략공천을 제일 늦게 했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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