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측 입장도 알고 있지만 국회가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내린 결정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득할 대상은 정부가 아니라 야당"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회에 약 7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원포인트' 추경안을 제출했는데 여야 합의로 이를 수정해 지급 범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총선 직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도 이해찬 대표는 "무엇보다 코로나19 국난의 완전한 극복과 경제위기 조기 안정이 급선무"라며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등 선거기간 국민께 드린 약속도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애초 안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이미 2차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만큼 여당의 가장 큰 과제는 국회에서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다. 여야는 20일 정세균 총리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2차 줄다리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여당인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추경 심사를 마무리해 늦어도 이달 29일까지는 본회의를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일단 민주당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 이미 갖춰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야당이 선거기간에 먼저 앞장서서 전 국민 지급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총선 참패로 야당의 상황이 급변한 점이 최대 변수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아직 당에서 논의를 못 한 상황"이라면서도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 등 문제없이 소득이 유지되는 사람들은 큰 피해가 없다. 직접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관광업 종사자들에게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뒤집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들고나오기 위해선 여당의 '말 바꾸기'라는 지적에 대응 논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추경안을 5조원 정도 증액한 13조원 규모로 늘려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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