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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세계 속의 북한

8개월간 6개국 세탁···'김정은 마이바흐' 밀반입 경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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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마이바흐 S600' 대당 6억원

평양 대성백화점엔 위스키, 꼬냑 등 고급 술 즐비

유엔 제재위, "북 집권층에 타격 주지 못 해"

중앙일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9년 2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고 갈 전용차인 벤츠 마이바흐 S600에 경호원이 V자 경호를 하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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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과 2019년 남북 또는 북·미 정상회담 때 탔던 전용차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바흐 S600' 2대의 밀반입 경로가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바흐 S600 2대는 2018년 2월 이탈리아의 한 차량 업체가 구입한 뒤 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러시아를 거쳐 2018년 10월께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대북제재위는 추정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차 수송을 위해 8개월에 걸쳐 6개국을 경유하는 '007작전'이 펼쳐진 셈이다. 유엔 대북제재위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마이바흐 S600 2대를 최초 구입한 곳은 이탈리아 차량업체 '유로피언 카스&모어 S.R.L'로, 2018년 2월 독일 공장에서 이 업체로 옮겨졌다. 4개월 뒤 이들 차량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 컨테이너에 적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선지는 중국 다례 항. 하지만 다롄 항만 측이 이들 차량의 환적을 승인하지 않자 이들 차량은 오사카로 향한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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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벤츠’어떻게 북한 들어갔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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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위는 다롄 항만 측이 차량 환적을 승인하지 않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고, 차량 수탁인이 2018년 7월 일본 오사카 업체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판매계약서엔 차량 2대의 가격은 90만 유로(약 12억원)였다. 대당 6억원인 셈이다.

차량을 실은 선박은 8월 31일 오사카 항에 도착했지만, 한 달 뒤 돌연 부산항으로 향했다. 차량을 실은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10월 초엔 러시아 나홋카항으로 향했다. 다만 나홋카항측은 당시 'DN5505'호의 입항 기록이 없다고 답변했고, 계속 추적 중이라고 대북제재위는 적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인 '선진국방연구센터'는 지난해 마이바흐 S600 2대가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2018년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가 나홋카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으며, 이 화물기를 통해 평양으로 수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북제재위는 김 위원장의 또 다른 전용차로 알려진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LX570'에 대해선 렉서스 측이 2017년 8월 이후 생산된 모델로, 사륜구동의 5.7ℓ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라고 답변했을 뿐 구체적인 수입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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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5일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로, 김 위원장이 한 부대원에게 총을 건네고 있다. 뒤쪽으로 렉서스 LX570으로 추정되는 SUV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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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위스키, 코냑, 보드카, 와인 등 고급 주류도 사치품으로 분류돼 수출이 금지돼 있지만, 북한 매체가 공개한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지적했다. 이들 주류는 러시아, 중국, 싱가포르 등을 통해 밀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제재위는 "차량, 시계, 주류 등 사치품이 지속적으로 반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유엔 제재가 정작 북한 집권층에 타격을 주지 못한 점에서 환기가 필요하다"며 "북한과 거래하는 업체 및 선박에 대한 감시를 더 촘촘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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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8일 개업을 앞둔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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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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