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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선택 받은 이낙연, 황교안은 사퇴…희비 갈린 대선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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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 결과로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당선자는 위상과 당내 입지가 높아졌고, 낙선자들은 소위 '정치 생명'에 타격을 입게 됐는데요. 바로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죠.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입니다. 더민주 이낙연 53.0% 미래통합 황교안 44.8%]

출구조사 발표 직후 여야 상황실의 희비는 이렇게나 엇갈렸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당선인 (어제) : 출구조사 결과는 출구조사일 결과일 뿐입니다.]

[황교안/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후보 (어제) : 개표를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며 짐짓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낙연 위원장에겐 엷은 미소가, 황교안 위원장에겐 초조함이 엿보였죠. 예상 득표율 차가 거의 두 자릿수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종로는 누가 뭐래도 이번 총선의 최대 빅매치였습니다. '정치 1번지' 종로란 상징성은 차치하고라도 각각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여론조사 1, 2위를 다투는 여야의 대선주자입니다. 또 당 선대위원장으로서 종로 승패 여부뿐 아니라 결국은 민주당과 통합당,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짊어질 위치에 있었죠. 결국 이낙연 후보가 58.3% 득표율을 얻어서 황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이겼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당선인 (어제) :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코로나19와 경제 위축이라는 국난의 조속한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어제) :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원래 민주당은 8월, 통합당은 7월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요. 벌써부터 조기 개최설이 솔솔 흘러나옵니다. 대선주자 입지를 굳힌 이낙연 위원장은 내친김에 당권에 도전해서 당내 선두 자리를 굳히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죠. 반면 황교안 위원장에겐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1년 2개월에 당권을 내려놨고 당분간 일선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험지에 출마했던 잠룡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습니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권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 도전장을 냈지만, 59.8% 대 39.3%, 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예상보다 큰 표차로 패했습니다.

[김부겸/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 (어제) : 아까 보니까 일부 화를 내시는 분이 있던데 화를 내시면 안 됩니다. 누구를 자책할 일도 아니고 제 부족함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김부겸을 응원해 주십시오, 여러분.)]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민주당이 20년간 놓지 않은 서울 광진을에 도전했습니다. 1년 넘게 지역을 돌며 민심을 다졌지만 결국 정치신인 민주당 고민정 당선인에게 접전 끝에 패했습니다. 전직 서울시장이란 굵직한 경력도 '대통령의 입' 앞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했죠.

반대로 돌아온 맹주도 있습니다. 경남 양산을에 출마한 민주당 김두관 당선인인데요. 2012년 경남도지사직을 내려놓고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패한 뒤 숨 고르기를 했습니다. 험지 양산에서 100표 단위의 피 말리는 개표 끝에 신승을 거두며 하룻밤 새 PK 지역 좌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11년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했지만, 지난해 말에 특별사면으로 정계 복귀의 길이 열렸죠. 9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본인의 원주갑 선거는 물론 강원 판세까지 책임졌단 평가입니다.

[이광재/더불어민주당 강원 원주갑 당선인 : 제가 이 세상에 10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습니다. 각별히 감사드립니다.]

야권에선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말 그대로 '기사회생' 했습니다. 두 사람 다 통합당 공천파동을 겪으며 무소속 출마를 했고요. 홍 전 대표는 투표 직후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선 2위였다가 최종 스코어 38.5% 대 35.7%로 가까스로 당선됐습니다. 홍 전 대표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당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통합당 복귀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홍준표/무소속 대구 수성을 당선인 : 평생 수성을 주민들에게는 보은을 하겠습니다. 은혜를 반드시 갚도록 하겠습니다. (예측조사 결과) 다행히 또 JTBC에서는 거꾸로 내가 3%를 이긴다고… 제가 서울 가면 JTBC는 반드시 나가서 내가 좀 이야기를 인터뷰를 할 생각입니다. 나하고는 상당히 사이가 안 좋은데 이번에 그렇게 맞춰줄 줄은 꿈에도 몰랐어.]

맞춰드린 건 아니고,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예측 조사 결과가 그랬던 거고요. 암튼 인터뷰한단 약속은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통합당에서 백의종군한 유승민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았던 덕에 오히려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한발 비켜설 수 있습니다. 당의 참패 속에 소위 '유승민계'는 현역 하태경 유의동 후보를 포함해서 7명가량 살아남았단 평가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기대에 못 미친 득표율로 입지가 좁아졌죠. 코로나 사태 직후에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4월부터는 보름간 432㎞를 달리는 국토 종주 유세를 펼쳤는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3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그동안 정말 거대 양당에 맞서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뜻에 따라서 저희가 약속드렸던 일하는 정치 그리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그것을 매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직접 나서진 못했지만, 측근을 대거 입성시킨 박원순 서울시장도 '웃었다'는 평가인데요. 전직 비서실장과 서울시 부시장, 보좌관 등 7명 '금배지'를 달았습니다. 대선 주자들의 엇갈린 희비, 들어가서 좀 더 이야기 나눠봅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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