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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줌바밍(Zoombombing) - 화상회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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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이용해 모임을 진행하던 중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난입으로 피해를 당한 한 모임의 모습. 사진 = twitter @exit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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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나선 가운데 영국의 한 유대인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등장했다. 30여명의 낯선 손님들은 랍비가 설교에 몰두한 사이 채팅창을 장악해 인종차별과 종교 비하 발언을 이어나간 뒤 곧 사라졌다. 여성 기술 창업자의 고충을 주제로 화상 포럼을 주최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카라 스위셔 역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습격에 포럼 시작 15분 만에 행사를 중단해야 했다. 그가 화상 채팅으로 발언하는 사이 침입한 낯선 손님은 포르노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공유했고, 영상을 멈출 수 없었던 스위셔는 결국 채팅을 종료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데니스 존슨은 박사 논문 심사를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도중 역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난입, 남성 성기 사진과 인종 차별 발언이 담긴 음성 파일을 재생하며 심사를 졸속으로 마쳐야 했다.


‘줌바밍’은 미국의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과 폭격을 뜻하는 바밍(bombing)의 합성어로 초대받지 않은 제삼자가 화상회의 또는 원격수업에 들어와 이를 방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화상회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지난달 줌의 하루 이용자 수는 2억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취약한 보안시스템과 더불어 줌의 데이터 일부가 중국 서버를 경유했다는 사실이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센터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지자 미 연방수사국(FBI)는 “줌의 화상회의 기능 이용 시 회의실을 비공개로 설정하거나 암호를 걸어놓고 절대 전체공개로 설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줌바밍으로 봉변을 당한 이용자들의 피해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뉴욕주 법무부는 줌의 보안 시스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각국 정부에서도 줌 이용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이에 에릭 유안 줌 CEO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현재 줌에서 발생한 해킹사례를 잘 알고 있고, 향후 보안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아울러 뉴욕 법무부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쉽사리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IT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이 더 철저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용례 A: 어제 독서 모임 잘했어? 화상회의로 하니까 더 재미있었겠다.
B: 야, 말도 마. 어제 클럽장이 회의실 비밀번호를 안 걸고 공개로 해서 난리 났거든.
A: 엥? 무슨 난리?
B: 이상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채팅방 도배되고, 19금 사진 공유하고… 끔찍했어.
A: 헐, 완전 줌바밍 당했네. 그러니까 집 열쇠 잠그고 나오는 것처럼 회의도 비번 걸고 해야 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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