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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미세먼지 심하면 기관지 왜 건조할까…무당개구리 연구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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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 습도 유지 물질 분비 안 돼…항산화 물질, 기관지에 효과

연합뉴스

미세먼지로 흐린 하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관지가 건조해져 기침이 잦아진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를 국내 연구진이 자생 생물인 무당개구리를 활용한 연구로 밝혀냈다.

16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과 울산과학기술원 박태주 교수 연구진에 따르면 연구진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당개구리 배아에 대형 경유 엔진에서 배출하는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를 50∼100㎍/ℓ 농도로 주입했다.

이후 무당개구리 배아 점막에서 '뮤신' 분비량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뮤신은 기관지 등 점막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성 점액 물질로, 기관지 내부를 건조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배아 점막에서 뮤신 분비는 초미세먼지, 미세먼지를 주입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20∼40% 줄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배아 점막의 배아세포가 뮤신을 분비하지 못하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무당개구리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무당개구리 배아 표피 점막이 인간의 기관지 점막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산화 물질을 미리 주입하면 미세먼지에 노출돼도 뮤신 분비량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토코페롤, 트롤록스, 아세틸시스테인을 무당개구리 배아에 주입한 후 미세먼지에 노출한 결과 뮤신 분비가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실험 모식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연구진은 미세먼지 노출과 기관지 건조 사이의 관계를 양서류인 무당개구리를 통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간 호흡기 질환 관련 실험에는 일반적으로 구강세포나 설치류 등이 활용됐다.

그러나 구강세포 실험은 생체 밖에서 이뤄져 재현성의 한계가 있고, 설치류 실험은 전 세계적으로 포유류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이달 중순 게재된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 무당개구리 배아를 이용해 천식 치료제 개발 등의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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