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압승 견인, 유력 대선 주자로
3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심 몰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이해찬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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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4ㆍ15 총선의 '스타 탄생'은 단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의 몫이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했다. 총선 승리로 여권은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권 인재풀이 더욱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이 위원장은 16일 새벽 당선증을 받고 자신의 승리를 공식화했다. 개표 종료 결과 이 위원장이 58.3%를 득표해 2위 황교안 미래통합당(39.9%) 후보를 누르고 압승했다. 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는 국난극복위원장,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의 임무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종로에서 제1야당 당 대표에게 여유 있게 승리한 이 당선자는 당 내에서의 입지는 물론 2년 후 있을 대선 경쟁에서도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정치인 이낙연의 강점은 냉철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나오는 짧고 굵은 선명한 메시지다. 국무총리 시절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은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선거 마지막까지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경쟁자인 황 후보까지 껴안으려는 모습을 보인 것도 정제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뒤따르게 한다. 이런 점들이 앞으로 그의 대권 행보에 큰 자양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계가 아니라는 약점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당내 지지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대권 가도에 가장 중요한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저희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많은 의석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국정 과제의 이행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관심은 이 위원장이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 하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당헌ㆍ당규 상 대선 후보는 선거 1년 전부터 당직을 맡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라도 당 대표를 맡아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2017년 19대 대선 2년 전인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다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권을 넘긴 선례가 있다.
또 이번 총선에서 당선 된 이광재(강원 원주갑)ㆍ김두관(경남 양산을) 당선자는 물론 자신의 측근들을 대서 국회에 입성시킨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여당의 주요 대선주자들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가세할 수 있다.
반면 통합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패배보다 더 뼈아픈 상처를 입었다. 차기 대선 후보군들이 대거 원외 정치인이 되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 전 대표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잠룡 대결'에서 큰 표차로 패배했고, 자신이 선대위원장으로 지휘한 선거에서 참패를 당하며 리더십과 정치력에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황 전 대표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혀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2011년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뒤 재기를 노려온 오세훈 전 시장도 민주당 고민정 당선인에게 접전 끝에 패배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본인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이수진 당선인에게 고배를 마셨다. 두 명 다 정치 신인에게 패배하면서 대선 가도에 적색불이 켜졌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ㆍ김태호(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당선인은 격전 끝에 생환했다. 이들은 측근들의 국회 입성 성과를 보인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부산의 맹주인 김무성 의원 등과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범 보수진영 대선 구도의 변수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에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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