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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선택 4·15] 지난 총선 예측 실패한 여론조사, 승패는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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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우세는 예상했지만, 박빙 지역 승패·무당층 표심 파악 한계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여론조사가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우세를 점치면서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빙 지역 승패나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무당층의 투표 의향을 읽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오전 2시 기준(전국 개표율 87.8%) 개표 상황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300개 중 159개를, 미래통합당은 88개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예상 비례대표 의석은 미래한국당 19개, 더불어시민당 17개, 정의당 5개, 국민의당 3개, 열린민주당 3개, 민생당 0개 등이다.

이런 결과는 총선 직전 진행된 여러 여론조사 추이와 대체로 일치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4월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4%, 통합당 23%로 민주당이 크게 앞섰다.

비례대표 예상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0%, 더불어시민당 28%, 정의당 16%, 열린민주당 10%, 국민의당 8%, 민생당 2.5% 등이었다.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도 민주당이 시민당과 함께 153∼178석을, 통합당과 미래한국이 107∼133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선거 결과는 출구조사 예측치의 끝자락에 놓이거나 소폭 벗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의 압승은 맞춘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모두 서울 동작을·송파을·광진을 등 후보들이 엎치락뒤치락한 박빙 지역의 승패 예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차범위에서 경합하는 지역의 경우 여론조사로 당락을 예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번 총선 여론조사가 전체적으로 크게 빗나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때는 정반대 상황이었다.

당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는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전망했지만, 총선 결과는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으로 민주당이 1당을 차지했다.

또 종로에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세균 후보를 꺾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정 후보가 오 후보에 10%포인트 이상 득표율 차로 승리하는 등 주요 승부처 승패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당시 선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집 전화에 의존한 조사 방식이 지목됐다.

이후 법 개정으로 여론조사에 휴대전화 이용자의 실제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고, 이 방식이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정치적 활동이나 의사 표현에 적극적인 이들의 여론이 과도하게 반영되고, 선거 막바지까지 상당한 비중을 유지하는 무당층 등 조사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이들의 의향을 알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박빙 지역이 많다는 것은 결국 여론조사에서 숨은 표를 못 잡아낸 것"이라며 "안심번호를 해도 여론조사 표본으로 500명은 너무 작고 응답률이 1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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