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이동환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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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을 갈기갈기 찢어놨다. 모두에게 '불편'이지만 특히 어떤 이들은 건강 외에도 '경제적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이 와중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가와 정치의 역할에 대해 새삼 곱씹어보게 하는 대목이다. '남 일'이 아니라 '나의 선거'다. 누구에게나 빠짐없이 적용할 수 있는 명제일 것이다. 미뤄진 개학에 맘 졸이는 엄마, 마스크 전쟁의 최전선에 있었던 약사, 규제에 발목 잡힌 스타트업 대표, 개성공단 시절을 "황금기였다"고 말하는 기업인, 그리고 한숨 뿐인 자영업자 등 5명의 유권자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이동환씨(45)는 최근 예약자들에게 '생과일 면역 주스' 무료 제공 등 마케팅을 펼쳤다. 코로나19로 고꾸라진 매출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나름 효과가 있더라구요. 젊은 분들 위주로 예약이 좀 늘어났었는데, 얼마 못 갔어요. 인근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니까 혜택이고 뭐고 그냥 '패스'되는 것 같아요."
여느 자영업자들과 다르지 않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모임 위주 손님을 많이 받아온 특성상 더 타격이 큰 측면도 있다고 한다. 임대료는 꼬박꼬박 나가니 그저 속수무책으로 돈만 까먹고 있는 형편이다.
이씨는 "매출이 4분의1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면서 "마침 브런치 메뉴를 추가해 전단지 뿌리고 홍보하는 타이밍에 코로나19가 터졌다. 전단지는 아예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역시 임대료 부담이다.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일어났고, 정부가 임대료를 깎아주는 임대사업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으나 아직 와닿지 않는다고 한다. 이씨는 "월세를 낮춰주자는 얘기가 많았지만 그저 캠페인으로만 끝나는 듯한 느낌"이라며 "건물주가 의지를 가져도 같은 지역의 다른 건물주들 눈치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가장 절실한 것은 역시 임대료 부담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낮춰줄 수 있을지 여부다. 더 나아가서는 자영업의 생존 기반을 다지는 일이 필요하다. 이씨는 "재난지원금으로 논란이 많은데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라며 "정부 탓만 할 수는 없지만 답답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북유럽 국가들처럼 세금을 높이고 평등을 강조하는 정책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면서 "과도기이며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에게 '나의 선거'는 '상식'이다. "일단은 상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대화가 중요하고, 그러려면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많이 당선돼야 한다. 자기 이익만 좇는 사람들에게 줄 표는 없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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