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넘게 지속되면서 예민해진 시민들 가운데 정치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무소속 홍준표 후보 유세차 앞으로 40∼50대로 보이는 남성이 다가와 골프채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이 남성은 홍 후보를 향해 "여기가 어디라고 나왔느냐"며 욕설을 내뱉고 약 4m 앞까지 다가가 골프채를 휘둘렀고, 골프채로 콜라병을 부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홍 후보 운동원들이 이 남성을 뒤쫓았으나 붙잡지 못했다. 홍 후보 측은 이 남성이 지난 9일에도 같은 곳에서 홍 후보를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 측은 이 남성이 콜라병을 부순 행위가 홍 후보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를 빗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부산 남구을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 선거 캠프는 이 후보의 배우자가 유세 활동 중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후보 캠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용호동 엘지 메트로시티 앞 사거리에서 이 후보 배우자가 유세 활동을 끝내고 사무실로 복귀하려고 횡단보도에 서 있던 중 한 여성이 다가와 멱살을 잡혔다. 캠프 관계자는 "한 여성이 갑자기 이 후보 배우자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심하게 욕을 했고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당선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5시 50분께 40대 남성 A 씨는 경남 진주시 공단 로터리에서 진주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창희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가 주먹 등으로 이 후보를 폭행했다. 진주경찰서는 유세 중인 국회의원 후보를 폭행한 혐의(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선거사무원 3명도 다쳤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배후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홍성민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화가 난 시민들이 정치에 불만을 품고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폭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 대신에 표로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민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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