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론에 대한 서운함(?)' 외신 보도 후, 주한 미국대사관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 의지 변함 없다" 해명
남북관계·지소미아·한미 방위비 등 민감 사안, 한국 정부 압박 발언으로 잦은 구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주한 미국대사관이 해리 해리스 대사의 사임 계획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한미 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해리스 대사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9일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대한민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훌륭한 한국민 및 독립성을 보장 받는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해리스 대사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날 해리스 대사는 보도 내용과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였다. 해리스 대사는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3시14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멋진 점심을 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해리스 대사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대사관 내 식탁 양 끝에 멀찍이 떨어져 앉은 모습이 담겼다.
외신은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사임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한국에 머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사적(privately)인 자리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더라도 11월까지만 (한국에) 남아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전 주한미국 대사들은 보통 3년 정도 직을 수행했으며 한국인들과 친분 쌓기를 즐겼다"면서 다만 해리스 장관의 부임 기간 동안에는 한미 양국간 갈등이 심화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는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던가 삶이 힘들다는 식의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는 4성 장군이고 많은 것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신의 노고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동맹이 인종차별적인 비방을 던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신이 지적한 대로 그에 대한 국내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50억 달러 규모 방위비 인상을 재차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는가 하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으로 한일 간 갈등이 격화되던 때에는 GSOMIA 종료가 미국의 안보에도 악재가 된다면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민감한 양자 현안과 안보 현안에 주재국의 입장과 거리가 먼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다.
지난 1월에는 외신기자들과의 만나 자신이 일본계라 한국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면서 "내 수염이 어떤 이유에선지 여기서 일종의 매혹 요소가 된 것 같다.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기자들을 향해 한국 내 여론에 대한 서운함을 직접 드러낸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어머니와 주일 미군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으로 미 해군 태평양 사령관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7월 주미대사로 부임했다.
외신 보도대로 미국 대선이 열리는 11월까지 역할을 수행할 경우 앞으로 임기는 6~7개월 정도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보도와 관련한 직접적 해명을 피한 가운데, 11월까지 꽉 채워도 재임기간이 2년 4개월에 불과하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3년 2개월, 마크 리퍼트 전 대사는 2년 2개월 동안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