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최준용·김신영 교수팀
7일 대한의학회지에 논문 발표
2015년 ‘메르스’ 때 썼던 방법
비슷한 방식 ‘혈장 치료제’ 관심↑
녹십자 관계자는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사례에서 보듯 회복환자의 혈장 투여만으로 과거 신종 감염병 치료 효과를 본 적이 있다”면서 “이를 분획·농축해 만든 의약품의 치료 효능도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셈”이라며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방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8일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마치고 한 의료진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휴게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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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녹십자가 고무된 이유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준용·김신영 교수팀이 전날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에 낸 연구논문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팀은 “코로나19 감염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 치료를 한 결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혈장 치료’ 효과를 처음 확인한 것이다. 특정 질환에 걸린 뒤 회복한 사람의 혈장 속에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2015년 메르스 때도 치료법으로 썼다.
혈장 치료와 혈장 치료제 간 차이는 혈장 치료가 회복환자의 혈장을 수혈하는 데 반해 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 ‘GC5131A’는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코로나19와 반응하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고(高)면역 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 혈액제제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고면역 글로불린에는 녹십자가 오래 전 상용화한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 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이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앞서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신약 개발과 달리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고 당초 예상보다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혈장 치료제 성공 관건은 코로나19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확진자의 수요에 맞춰 회복환자 혈액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녹십자는 보건당국과 혈액 수급 문제를 두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관련 혈장치료 지침은 메르스 때 혈장 지침을 준용해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는 최종절차를 밟고 있다”며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중증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검토 후에 관련 혈장 확보와 투입 관련 체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며 “치료제가 가장 시급한 중증환자 치료와 일선 의료진과 같은 고위험군 예방(수동면역을 통한)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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