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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불과 9일 앞두고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여야 간 포퓰리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매표 행위'라며 반발했던 미래통합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전 국민에게 즉시 현금 지급을 주장하고 나선 데 이어 그동안 선별적 지원(소득 하위 70% 가구) 입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마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실상 여야가 한목소리로 '즉각적인 현금 뿌리기'를 최대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여야 모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나라 곳간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어려운 계층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사람을 국가가 마지막까지 보호한다는 모습을 한 번쯤 꼭 보여주겠다는 것이 당의 의지"라며 소득 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SNS를 통해 "민주당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차등 지급하기로 했던 기존 정부 방침을 뒤집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정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는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즉시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전날(5일) 발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의 전 국민 50만원 지급 제안에 이어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도 6일 "전 국민 지급 확대를 위해 정부 예산 20%를 빨리 조정하고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후속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군소 정당들도 총선을 앞두고 '현금 살포'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금액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시기를 총선 직후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원을 4월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생당은 모든 가구에 대해 1인당 50만원, 4인 가구 기준 200만원의 현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돈 풀기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나라 재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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