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 인쇄 시작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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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두고 6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선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 단일화가 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상대 후보가 비교적 적은 득표율로 당선되는 '어부지리'를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서 남은 선거 기간에 후보 단일화가 설령 이뤄지더라도 투표 용지에는 해당 후보의 사퇴 표기가 되지 않아 단일화 효과도 적다.
당장 서울에서는 동대문을에 출마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병두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하지 못한 상태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서초갑에서 지역구를 옮겨온 이혜훈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민병두 후보는 앞서 민주당이 이 지역을 청년벨트로 지정하자,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경태 후보는 "민 의원이 정책통, 전략통으로서 분명히 지혜로운 결단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민병두 의원은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 오히려 민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민심은 민병두에게 모이고 있다"는 지지자의 글을 인용해 올렸다. 이렇게 되면 3명의 후보가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이 지역구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경태 31.3%, 이혜훈 28.3%, 민병두 24.8%로 모두 오차범위 내 혼전을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6.1%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영등포을에서는 통합당쪽에서 단일화를 도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용찬 통합당 후보와 이정현 무소속 후보 얘기다. 방송사 앵커 출신인 박용찬 후보는 지난해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에 입당해 당 대변인과 이 지역 지역위원장을 맡아왔고, 이정현 후보는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 대표를 지낸 인물이지만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고 탈당했다. 애초 종로 출마 선언을 했다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종로 출마가 결정된 후 영등포을로 지역구를 옮긴 이 후보는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과거 이 지역 재선을 한 김민석 후보가 18년만에 돌아와 선거에 나섰다.
경기 고양갑에서는 정의당과 민주당이 단일화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문명순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의미 있는 단일화는 실패했다. 과거 문재인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문명순 후보는 "집권여당에서 후보를 안 내는 경우는 없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정의당 당대표이자 이 지역에서 재선을 한 심상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주민들께서 정의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신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양측에서는 문 후보가 과거 심상정 마을학교 등기이사를 지내는 등 심 후보를 돕는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묘한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통합당에서는 당 미디어특위 법률지원단장 등을 역임한 변호사 출신 이경환 후보가 뛰고 있다.
인천 동·미추홀에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슈다. 안상수 통합당 후보와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상태인데 단일화는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안상수 후보는 옆 지역구인 인천 중동강화옹진에서 옮겨와 출마했고,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윤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후 무소속 출마했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남영희 후보가 출마한 상태다. 경인일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이 지역 유권자 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남영희(민주당) 29.8%, 안상수 16.9%, 윤상현 37.2%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 응답률은 2.1%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 포인트다. 황교안 대표가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을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영구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윤 후보는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는 수 없는 공언을 뒤엎고 지는 막천으로 문재인 정권을 돕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황교안 대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경남 창원성산에서도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단일화가 관심이다. 하지만 이흥석 민주당 후보와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될 때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영국 후보는 지난 4일 "창원 시민들께서 명령하신 민주, 진보, 개혁 후보 단일화는 민주당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정의당의 단일화 계획이 무산되었을 뿐 단일화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며 "끝까지 단일화의 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이 지역은 지난 2018년 4·3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여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통합당에서는 지난 4·3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강기윤 전 의원이 후보로 뛰고 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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