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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온라인 개학…대부분 학교는 EBS 강의 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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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고3 교사, EBS 수능특강 강의 활용할 예정

학생·학부모 "EBS 강의 활용, 정규수업 부실 초래"

교사들 "인프라·시간 부족한 탓…수능연계도 고려"

"정부·교육당국이 나서 실현가능한 대책 마련해야"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는 가운데 학교 수업이 사실상 EBS 강의를 활용한 단방향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대다수 학교들은 부랴부랴 준비에 나섰던 탓에 경험이 없는 실시간 쌍방향 강의에 무리하게 뛰어들기 보단 녹화 강의를 통한 단방향 수업을 택하고 있다.

이에 학부모·학생 사이에선 개별적으로도 들을 수 있는 EBS 강의로 정규 수업을 대체한다면 개학의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교사들은 당국의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 발표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라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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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모 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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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온라인 개학 고3, 대부분 EBS 수능특강 강의 활용할 듯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고등학교들은 당장 나흘 앞으로 다가온 고3의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BS 강의를 활용한 단방향 콘텐츠 활용 수업으로 방침을 정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맞춰 온라인학급방에 EBS 강의나 EBS 강의 사이트의 링크를 올리면 학생들은 이를 시청하고 교사는 과제를 통해 시청 여부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원격 교육은 `실시간 수업`(쌍방향), `콘텐츠 활용 수업`(단방향), `과제형 수업` 등 크게 3가지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토론·소통하는 수업이다. 콘텐츠 활용 수업은 학생이 EBS 강의나 교사 제작 강의 등 녹화 강의를 통해 학습하고 교사가 추후 피드백을 하는 방식이다. 과제형 수업은 교사가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내용을 확인하거나 감상문 등 과제를 내준 뒤 피드백을 하는 수업이다.

물론 교사마다 수업 방식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각 학교의 학년 내 동일 교과목 교사들은 추후 지필평가를 공통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콘텐츠를 활용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한 학교 내 같은 교과목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대체로 동일한 콘텐츠와 원격수업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경남 한 지역에서는 10여개 고등학교 중 1~2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고3을 대상으로 EBS 강의를 중심으로 한 단방향 콘텐츠 활용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지역의 한 고3 부장교사는 “지역 내 고등학교들과 수업 진행 방식을 공유해본 결과 실시간 쌍방향 학습을 진행하는 학교는 최대 2곳 정도가 될 것”이라며 “젊은 교사나 일부 과목 교사는 자체 녹화 강의를 제작하지만 대체로 EBS 수능특강 강의 시청과 보충자료를 학습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준비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쌍방향 수업 시 교육불신 초래”

상당수 교사들이 원격수업으로 대표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아닌 EBS 강의를 택한 이유는 학교 내 IT 인프라나 경험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 자체 녹화 강의를 하려해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고3뿐 아니라 순차적으로 개학하게 되는 고등학교 1,2학년이나 중학교, 초등학교의 경우도 대부분 EBS 강의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디지털 교육 관련 선도사업에 선정돼 인프라를 구축해온 소수 학교를 제외하면 온라인 수업 경험이 없다”며 “당국은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실시간 강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충분한 인프라와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괜히 무리해 실시간 수업을 했다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오히려 교육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는 고3 교사들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EBS의 연계도 고려했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율이 전년과 같이 70%에 달하는 만큼 별도 녹화 강의보다 EBS 강의 시청과 보충 학습 자료 등을 통해 학습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온라인 수업의 모습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고3 학부모 이모(48)씨는 “교육당국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연을 기사를 많이 봐 대부분 학교가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는 줄 알았다”며 “자체 녹화라도 해야지 기존에 있던 EBS 수능특강을 듣는 수준이라면 굳이 개학을 해 정규수업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지난달 31일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준비 기간이 사실상 일주일 밖에 되지 않는 촉박한 상황에서 내놓은 최선의 방법이라고 호소한다. 충북 한 고3 교사는 “당국이 준비 기간을 촉박하게 줌으로써 사실상 일선 학교에 모든 책임을 떠밀어버린 상황에서 내놓은 최선의 대책”이라고 토로했다.

교총 관계자는 “학교현장은 온라인 학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혼란과 부담이 크고 여러 한계와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며 “학교와 교원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교육당국이 분명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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