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요청에 따라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대체)가 6일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감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이날 싱가포르 시장에서 배럴당 25달러 선까지 다시 반등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에 미국이 본격 개입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국제 유가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이어 사우디가 산유국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에 2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감산과 관련해 사우디와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고 부인하자 유가는 하루 만에 다시 5% 하락하는 등 큰 변동을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급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사상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유가는 장중 30%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가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는 공평한 원유 생산을 위해 OPEC+와 다른 국가들이 모이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통화했다. 그들이 약 10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 시장, 유가 등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감은 트럼프 대통령 트윗 직후 푸틴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반전됐다.
WTI 5월물은 3일 오후 3시 현재 싱가포르 시장에서 5.57% 급락한 배럴당 23.91달러에 거래됐다. 실제로 '유가 전쟁'이 진정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 치킨게임'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6일 사우디는 OPEC+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에 대비해 3월로 끝나는 감산 합의 시한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 측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사우디는 이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970만배럴에서 1230만배럴로 늘렸고, 이러한 공급과잉에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 붕괴 위기에 몰렸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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