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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꼼수 논란 '쌍둥이 버스' 금지···선관위 결정에 민주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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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민주당 주도 비례 연합정당)의 ‘쌍둥이 유세버스’가 운행을 멈추게 됐다. 21대 총선 선거일인 ‘4·15’의 ‘1’(민주당 지역구 기호)과 ‘5’(시민당 비례대표 기호)를 활용한 외관 장식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판단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3일 제주시 송재호(제주갑)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중앙선관위가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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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주차된 더불어민주당 유세버스(위)와 더불어시민당 유세버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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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민주당과 시민당이 국회에서 공동 출정식을 가졌다. 두 대의 버스를 각각 나눠 타고 선거운동을 위해 출발했는데, 버스에는 ‘4월 15일 국민을 지킵니다’라고 써 있었다. 그런데 중앙선관위에서 ‘15일의 10단위와 1단위가 너무 떨어져 있다’며 이것을 붙이라고 요구했다. 1과 5가 떨어져 있으면 15가 아니고, 붙어 있으면 15라는 건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두 당의 쌍둥이 버스 외관을 두고 선거법 90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각 당에 “시정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거법 90조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정당·후보자의 이름이나 사진,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명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민주당의 기호 ‘1’과 시민당의 기호 ‘5’를 크게 부각한 것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로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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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제주시갑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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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위성정당 출현에 따른 꼼수 선거운동에 중앙선관위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법망의 허점을 파고드는 꼼수와 역꼼수 사이에서 법 위반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정당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88조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중앙선관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윤 총장도 “중앙선관위 입장이 정 그렇다면 저희가 그 지도를 어겨가면서까지 할 생각은 없다”고 말을 맺은 이유다.

이날 선관위 판단에 민주당 강훈식, 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공동명의의 반박 논평을 냈다. 이들은 쌍둥이 버스에 대해 “두 당의 연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선관위는 비례한국당 명칭 사용은 불허하더니 하루 만에 미래한국당 명칭은 허용해 위성정당 출현의 길을 열어줬다. 변칙은 허용하고 표현만 제한하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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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총선 중앙선대위원회 공동 출정식에서 투표독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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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민주당·시민당 합동 출정식을 국회 본청 안 로텐더홀 계단에서 한 것도 현행 선거법을 피해가기 위해서였다. 선거법은 비례대표 후보들이 거리에서 유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두 당이 준비한 ‘1번’ ‘5번’ 동시 투표 퍼포먼스가 자칫 유세 행위로 비칠 수 있었다. 시민당 관계자는 “야외 퍼포먼스는 선거법상 제약이 있어 실내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으로 둔 미래통합당의 일부 지역구 후보들도 “지역구는 2번, 비례는 4번”이라는 구호 대신 “이판사판” 등 대체어를 고안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강원을, 이인영 원내대표는 제주를 각각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과로로 입원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시민당을 지원하는 ‘고공전’을, 이 위원장과 이 원내대표는 전국을 돌며 지원사격을 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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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왼쪽)이 3일 오후 강원 춘천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던 중 같은 곳에서 유세 중인 미래통합당 김진태 춘천·철원·화천·양구갑 후보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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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원로인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 14명은 이날 민주당 복귀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적 위기상황을 지켜보며 민주당에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생각해 복귀한다”고 밝혔다. 회견장에 권 전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권·정 전 의원의 민주당 복귀는 4년 3개월 만이다. 이들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1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이후 국민의당에서 갈라져 나온 민주평화당에서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지난해 9월 탈당했다. 이들은 이낙연 위원장의 종로 선거를 지원하는 한편 호남 지역 민주당 후보들에도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복당 신청 후 첫 일정도 이 위원장의 서울 평창동 유세 지원이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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