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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방위비 협상 "진행 중"…정부 고위인사 '설레발'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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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청와대 전경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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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손선희 기자]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최종 타결이 지연되면서 정부 고위관계자의 '입'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당초 실무급 협상에서 양국의 입장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으나 그 과정에서 정부의 고위 인사가 일부 합의 내용을 발설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탓이다. 양국 정상의 최종 결단 및 공식 발표가 이뤄지기 전에 벌어진 우리 정부의 일방적 언론플레이로 비쳐질 수도 있어 정부 고위관계자의 '설레발'이 협상의 막판 걸림돌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협상 대표단이 도출한 잠정 실무 합의안을 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가졌으나 최종 타결에 이르는 마지막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근 정부 안팎에서 나온 조기 타결 기대감이 무색해진 것이다.


지난달 31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가 사석에서 이번 SMA 협정 유효기간이 지난해(1년)와 달리 '5년 계약'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언급하며 타결 발표가 임박했다는 내용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전날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위급에서도 계속 협의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전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 역시 같은 입장이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ㆍ군사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강경화-폼페이오 장관 및 양국 정상 간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결 가능성을 섣불리 언급한 한국 정부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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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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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김칫국 마시다'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리트윗한 점도 눈길을 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나는 오늘 '알이 부화하기 전에 닭을 세지 말라'는 말이 '김칫국 마시지 말라'는 말과 의미가 같다는 것을 배웠다"는 문구와 함께 이 같은 사진을 리트윗했다. 협상이 최종 타결되기도 전에 이를 섣불리 언급한 정부 당국자들을 향해 날린 일침이라고 해석될 여지를 준 것이다.


미 NBC방송국은 앞서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동부 시간으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두 장관이 잠정 합의안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지만 재가를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실무급에서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규모는 '향후 5년 간 10~20% 점진 인상'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해프닝이 해당 인상안에 대한 미 정부의 확고한 '불가' 입장을 확인하는 결과만 냈다는 것이다. 섣부른 '최종 타결 임박' 기대감이 협상의 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방위비 협상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 지면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생계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초유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는 8600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4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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