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전망에 기대 인플레이션 1.6%대로 후퇴
신흥국 돈 풀어 경기부양 나서지만…"달러 안정화가 우선"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2%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폭락세를 기록했던 국제 유가가 급반등하며 금융시장 안정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24%(469.93포인트) 오른 21413.4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28%, 1.72%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업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던 유가가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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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코로나19의 전환점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확진자 수 증가 속도가 점차 가팔라지는 가운데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4월 말이 돼야 환자 수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요가 위축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선 기대 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재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은 1.6%대로 후퇴했다.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으로 인한 유가 하락 기조와 경기 전망 악화는 물가에 대한 기대감마저 끌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3월 물가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의 소멸은 소비와 생산활동을 둔화시킬 수밖에 없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 없이 재화를 만들고 사는 것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것은 당장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경기 반등 시점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과 대화를 통해 유가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것은 긍정적이다. 유가의 추가 하락이 제한된다면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는 어느 정도 제한될 수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신흥국가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결제 성장률 하향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G20 국가의 경제 성장률을 ?0.5%로 전망했고 브라질(-1.6%), 멕시코(-3.7%) 등 중남미 국가들은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강력한 부양정책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와 남아공 중앙은행은 규모를 특정하지 않고 무기한 회사채 및 국채 매입을 선언했다.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향후 6개월간 국채 60억달러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신흥국 중 가장 큰 규모인 약 1조2000억헤알(281조원) 국채 단순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헌법 개정을 요청한 상태다.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부양정책 의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신흥국들은 선진국처럼 돈을 무제한으로 풀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이다. 기축통화를 보유한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하락과 자본유출, 인플레이션 상승 등의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달러도 문제다.
지금 상황에선 부양정책 부작용을 완충할 수 있는 달러 안정화가 중요하다.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려 보면 유동성 지표의 하락세 전환 이후 통화 절상과 증시 반등이 나타났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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