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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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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RP 매입금리, 기준금리보다 낮출 수 없어…역마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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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일 금융권에 RP매입으로 5조2500억원 공급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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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2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금융권에 5조2500억원을 공급한 가운데, 모집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은은 91일물 통안증권 민평3사 수익률, 최종호가 수익률, 직전 RP매입 평균금리, 증권사 RP 조달금리 등 제반 수익률을 고려해 모집금리를 0.78%로 결정했다. 기준금리(연 0.75%)에 0.03%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날 한은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RP매입 모집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있는데, RP매입금리(대출금리 성격)를 매각금리(차입금리 성격)보다 낮게 가져갈 경우 한은 입장에선 역마진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7일물 이내 RP매각·매입은 모두 기준금리를 고정금리로 사용하지만, 기간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91물 RP매입금리가 7일물 RP매각금리(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역마진을 내며 대출하지 않듯이, 중앙은행도 역마진을 내면서 시중은행에 대출을 해 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RP매입금리가 RP매각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면 응찰규모가 필요 이상 과다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는데, 자칫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다른 채권을 사들이는 등 금리차액거래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한은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금융권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또 "기준금리 미만으로 RP매입을 할 경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오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시에도 모집금리의 최저 하단은 당시 기준금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RP매입을 통해 5조2500억원의 자금을 금융권에 공급하게 됐다. 이날 자금 공급액은 지난달 19일(1조원), 지난달 24일(2조5000억원) RP매입보다도 많은 양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날 정부가 조성한 채권안정펀드에 납입된 캐피탈콜분 3조원이 이날 회사채 매입을 통해 투입되는 만큼 (응찰액이) 3조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채안펀드 투입분 외에도 일부 금융회사들이 내부적인 이유로 자금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도 매주 RP매입이 실시되는 만큼 계속해서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 요청이 생길지는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5조2500억원의 자금 공급액 중에는 증권사에 공급되는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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