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채소 16.5%, 축산물 6.7% 오르며 장바구니물가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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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상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1%대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상승폭은 제한됐고,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난 축산물과 가공식품 등 식료품 값이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른 오름세가 감지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지난해 0.4% 상승에 그쳤던 물가지수는 올해 1월 이후 3개월 째 1%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과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하락 요인이 반영돼 상승폭은 1월(1.5%)과 2월(1.1%) 대비 다소 둔화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변화를 알 수 있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말기인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폭이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신선어개는 8.4%, 신선채소는 16.6% 상승한 반면 신선과실은 10.0% 하락했다. 통계청은 지난해의 과실류 풍작에 따라 과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경기 상황이 나빠져 물가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봤지만,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물가 상승요인이 하락세를 어느 정도 방어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특히 가정 내 수요가 증가한 가공식품이 전년 대비 1.7% 올랐고, 같은 이유로 돼지고기(9.9%)나 달걀(20.3%) 등도 값이 뛰었다. 여기에 작황이 좋아 지난해 가격이 큰 폭 하락했던 것의 영향으로 배추(96.9%), 양파(70.6%), 호박(58.1%) 등 채소류 가격이 16.5% 급등했다. 전체적인 물가 상승폭은 1%에 그쳤지만, 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오른 셈이다. 반면 해외단체여행비나 생화 등이 포함된 오락 및 문화 물가는 1.3% 뒷걸음질 치며 2006년 9월 -3.6% 이래 가장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이밖에 공업제품은 1.3%, 전기·수도·가스가 1.6% 상승해 품목성질별 전체 상품물가 상승률은 1.6%를 기록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와 공공서비스가 각각 0.1%. 0.6% 하락했음에도 개인서비스가 1.1% 상승하며 전체적으론 0.5% 올랐다.
통계청은 향후 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후행 반영돼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으나,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물가가 워낙 낮아 마이너스를 기록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안 좋아지면 개별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데 수요가 감소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공급 경로 문제 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4월 물가 하락 요인과 관련해서는 "개학이 늦어지면서 반영되지 않았던 무상교육 정책, 학교 급식비와 납입금 등이 4월에 반영되고 국제가격 영향이 3~4주 후에 본격 반영되는 석유류 값 등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수요가 폭증한 마스크값은 정부의 공적 마스크 정책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온라인 5000원대, 오프라인(약국, 마트 포함) 2000원대였던 마스크 제품은 지난달 각각 4000원대, 1800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약국만 따로 살펴보면 공적마스크 공급가(약 1500원)와 비슷한 1600원 정도로 집계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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